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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진짜타자] 야구의 과학화...그래도 사람이 우선이다
입력 2017-04-14 07:37 
1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KIA가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KIA 선발 헥터는 이날 7이닝 8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3승 째를 거뒀다. KIA 김기태 감독과 헥터가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2017 KBO리그 초반 레이스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개막 후 14일 현재 KIA타이거즈와 kt위즈가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서로 물고 물리는 혼전 속에 최근경기에서는 수비에서 승패가 갈리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기록상으로 실책인 경우와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로 인해 잘 던지고 있던 투수들이 흔들리며 경기를 잃어버린 경우도 있다. 현장에서는 주전 선수의 부상 등으로 인한 부재로 선수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어느 팀도 선수가 여유 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현재 각 팀에서 보유한 선수들 중에 가장 적합한 선수를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것이 성적으로 직결되는데, 선수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
최근 KBO리그에서 활용하고 있는 야구 데이터 프로그램인 세이버메트릭스는 선수의 기록을 통계화해서 다양한 공식을 대입하여 만들어내는 자료다. 투수와 야수의 다양하고 세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은 어떻게 입력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최근에는 더 세밀하게 자료를 넣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가 되었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 타율(BABIP) = 안타에서 홈런을 뺀것에 타수 - 스트라이크아웃- 홈런 + 희생플라이(H – HR)/(AB – K – HR + SF)로 나눈다. 작성자가 기록이 안타더라도 실책성이라고 판단되면 안타수에서 뺄 수 있다. 그러면 작성자만의 기록이 나오게 된다.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대결에서 보듯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의 세상으로 점진적으로 진화되어 가고 있다. 인공지능이란 AI (Artificial Intelligence) 컴퓨터에서 인간과 같이 사고하고 생각하고 학습하고 판단하는 논리적인 방식을 사용하는 인간지능을 본 딴 고급 컴퓨터프로그램을 말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인공지능 컴퓨터를 만들어 내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컴퓨터가 사람을 대신해서 생각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축적된 데이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적의 선택을 하고 데이터를 입력하는데 있어서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가정이 생긴다.
삼국지 ‘적벽대전에 나오는 ‘적벽은 중국 양자강의 한구라는 곳의 상류에 있는 지역의 지명으로 조조의 100만 대군과 20만의 유비·오나라연합군이 맞서 싸운 명승부다. 이 전쟁에서 재갈공명이 사흘 안에 10만개의 화살을 얻기 위해 적을 유인한 일, 적의 배를 모두 연결시켜 불을 이용한 화공을 펼치는 일 모두 기발한 재갈공명의 지혜와 아이디어로 백만 대군을 섬멸시키는데 생각해낸 전략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를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좋은 전략과 더불어 그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을 보는 안목이 조화를 이룬 것이다.

야구 역시 운영자가 선수를 선택하는 기준이 각기 다르고 그 다른 기준에 따라 선수를 기용하게 된다. 기용한 선수의 역할과 환경이 최적화 됐을 때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운영자가 선수의 좋은 재능이나 능력을 찾기 위해서는 집중적인 관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사람을 처음 볼 때 그 사람의 첫인상이 참 중요한데 좋은 방향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나쁜 방향이라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더 세심하고 집중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사람을 관찰할 때 선입견이나 다른 사람의 평가를 배제한 후 객관적인 눈으로 봐야한다. 거기에 더해 과학적인 데이터와 기록을 참고 해서 선수를 평가하면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보일 가능성이 높다.
선수가 가지고 있는 성격과 성향을 제대로 파악한 후 이상적인 포지션과 상황에 맞는 타이밍에 기용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사람이다. 승리를 위해 인공지능, 과학적 접근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 하지만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은 선수 즉, 사람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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