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상회담 닷새만에 다시 통화한 미중 정상
입력 2017-04-12 17:17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정상이 12일 전격적인 전화통화를 갖고 북핵문제를 협의했다. 지난주 미국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을 개최한지 닷새만에 G2정상이 다시 통화한 것이다.
형식상으로는 미중 정상회담 합의사항인 '소통 강화'행보의 후속조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중국이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이 직접 해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터여서 시진핑 주석의 전화통화 내용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 관영 CCTV는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정세 등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통화의 상당부분을 지난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미중 양자관계 발전에 할애한 뒤 북핵 문제와 관련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등 3원칙을 다시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관영매체의 특성상 두 정상의 대화에서 민감한 부분은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날 통화는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북한이 6차 핵실험 등 도발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북한에 자제하라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CCTV는 이날 누가 먼저 전화를 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발언 분량과 내용을 보면 중국측에서 먼저 전화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 해역에 급파되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에서 연일 대북 군사적 옵션을 언급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자 시 주석이 트럼프대통령에게 전화를 걸 정도로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중국의 이런 인식은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서 다시 확인됐다. 환구시보가 북한에 대해 대놓고 "석유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며 압박한 것. 이 매체는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 정부를 향해선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선 비난 수위를 자제해왔다.
이런 변화를 종합할 때 중국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제로 군사적 옵션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을 시도할 수 있다고 보고 6차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같은 북한의 추가도발을 억제하는데 역점을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에 대해선 미중 양국이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직접 해결하겠다"며 대북 선제타격을 시사한 반면,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통한 대북 추가 제재를 주장하고 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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