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韓성인 4명 중 1명은 정신질환 겪는다…전문가 상담은 9.6% 그쳐
입력 2017-04-12 16:22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꼴로 평생 한 번 이상의 정신질환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살면서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와 상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성인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정신과 상담과 치료에 소극적이라는 의미다.
12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6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중 평생 한 번 이상 주요 17개 정신질환에 걸려 본 사람의 비율(평생유병률)이 25.4%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서울병원 홍진표 교수팀이 지난해 7~11월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51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지난 한 해 정신질환을 경험한 국민은 470만명으로 전 국민의 11.9%에 달했다. 불안장애로 일상생활에 장애를 호소한 사람도 연간 224만명(전 국민의 5.7%)이나 되고, 한 번 이상 우울증을 앓은 사람도 61만명(1.5%)이나 됐다. 또 전 국민의 5%는 평생 동안 한 번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소 2주 이상 거의 매일 우울한 기분, 흥미 상실, 식욕·수면 변화, 피로, 자살 생각 등으로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겪었다는 의미다.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해본 사람도 전체 성인 인구의 15.4%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막상 평생 살아오며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 상담을 받아 본 사람의 비율은 9.6%에 그쳤다. 실제 정신질환을 겪어 본 성인 중에서도 단 22.2%만이 정신과 의사 등을 찾아가 정신건강 문제를 의논하거나 치료받은 적이 있었다. 5년 전 15.3%였던 데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지만,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정신질환 치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거나 상담을 꺼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이 조금이나마 개선된 덕분에 전체 인구를 놓고 보면 정신질환 평생유병률은 2001년 이후 감소 추세다. 단, 성별로 나눠보면 여성의 경우 평생유병률이 오히려 늘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전반적으로 정신질환 유병률이 감소 추세인 것은 정신건강 서비스의 이용률 증가로 인한 예방이나 조기치료의 효과 등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서는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이 저조해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개선과 서비스 접근성 확보 등 정책적 노력이 계속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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