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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리스크에 제동 걸린 증시…증권가 "지금이 살 때"
입력 2017-04-12 15:55 

코스피가 대북 리스크라는 암초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대북 리스크가 매년 반복된 데 따른 학습효과를 감안해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는 최근 3거래일 간 2151.73에서 2128.91로 22.82포인트나 하락했다.
미국의 항공모함이 동해에 배치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일 0.86% 하락하며 올해 가장 큰 낙폭을 보인 데 이어 전날에도 0.44% 빠졌다. 이날에는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강보합으로 다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입장은 실제로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하기보다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에 앞서 중국과 북한에 대해 경고와 압박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군이 시리아를 폭격했듯이 북한을 폭격할 것이라는 우려는 그저 우려일 뿐"이라며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려 한다면 1개 항공모함 전대를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핵무기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였던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할 때도 수개월간 준비하여 대규모 병력을 파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위험은 수십 년간 한국 주식시장에 내재되어 있는 위험이며 최근 상황의 변화가 북한 위험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새로운 악재의 등장으로 볼 필요는 없겠다"고 덧붙였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대북 리스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앞으로 2주가 절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데 그 이유는 북한의 주요 기념일 이벤트가 이번 주와 다음 주 즈음에 몰려 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경험적으로 북한리스크가 반영된 기간은 대략 일주일 이내 였기 때문"이라며 "최근 뉴스플로어를 감안할 때 6차 핵실험이 실제진행될 경우 그 시점이 피크아웃 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그동안 대북 리스크는 국내 증시에 단기적으로 제한적인 충격을 줬을 뿐이다. 2000년 이후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직접적인 교전 등 총 22회의 대북리스크 발생 시점 당일 코스피는 평균 0.46% 하락했지만 5거래일 이후 수익률은 오히려 0.53%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당일 코스피가 3.43%나 폭락했지만 단 이틀만에 낙폭을 회복한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에 따라 대북 리스크에 따른 이번 증시 조정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001년 이후의 대남도발 발생 사례를 분석해 본 결과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 하락한 확률은 70%에 달했으나 6영업일 이내에 대부분 회복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일반적인 케이스에서 외국인 수급은 사건 발생 이전에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으나 사건이 발생한 이후 지속적으로 순매수 추세를 이어나갔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코스닥과 중소형주는 이번 급락이 단기 저점매수의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단기 과열을 해소했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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