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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보이스` 김재욱 "중성적보단 `상남자`라는 말 좋아"
입력 2017-04-01 12:54  | 수정 2017-04-01 13:0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종영한 지 2주 정도가 됐네요. 스스로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말로 풀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죠." OCN드라마 '보이스'가 끝난 뒤 만난 배우 김재욱(34)은 차분한 말투로 인사를 건넸다. 성운통운 사장이자 잔혹한 살인마 모태구로 2개월여 동안 살아온 그를 만났다.
"모태구가 악인이지만 매력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싶었어요. 슈트가 잘 어울린다거나 섹시하다는 평가는 덤이었죠." 모태구는 무진혁(장혁 분) 강권주(이하나) 가족을 살해한 뒤 이들과 얽힌 인물이었다. 베일에 싸인 채 중반부에 등장했다. 사회 상류층의 기품을 보이면서도 잔혹한 살인을 연달아 저질렀다.
모태구는 마지막 회에서 정신병원에서 살해당했다. 의사에 의해 환자들의 손에 죽은 듯한 장면이었다. 시청자들은 짙은 여운을 남긴 '보이스'가 시즌2가 제작되는 것 아니냐고 전망하기도 했다. "시즌2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모태구가 끝났다고 생각했죠. 대본을 보내주시면서 '태구씨 살았어요'라고 하면 그때 가서 생각하려고요(웃음)."
다음 시즌을 바라는 마음은 그만큼 시청자의 평가가 높았다는 뜻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점차 정착되고 있는 시즌제 영향도 있었다. "한국에서도 시즌제가 늘어났으면 해요. 시즌10까지 제작되는 작품은 그 드라마에 배우의 인생도 담기겠죠."
모델로 연예계 발을 내디딘 김재욱은 그동안 여러 작품을 쌓아왔다. MBC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얼굴을 알린 뒤 최근에는 영화 '덕혜옹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2002년부터 필모그라피를 늘려왔다. "작품 규모를 떠나 1년 이상 쉰 적이 없어요. 작업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시기도 있어서 '다작 안 하는 배우'라고 생각된 듯합니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김재욱은 작품이나 연기를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다. "20대에는 제 캐릭터를 중요하게 봤어요. 그 뒤에 작품을 생각했죠. 이제는 작품을 위한 역할이라면 모든 좋아요. 예전 같으면 자신이 없다거나 어울리지 않는 역할도 작품을 먼저 보고 결정하죠."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질 때 모태구를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재욱은 중성적인 느낌이 드는 배우로 알려졌다. '보이스'에서 우아한 악역을 맡자 평가는 달라졌다. "상남자라는 말이 좋죠. 평소에도 수다스럽거나 항상 에너지가 올라오는 편은 아녜요." 남을 웃게 하는 게 좋다면서 "나이 먹을수록 개그 욕심이 는다"고 덧붙였다.
'보이스'는 김재욱을 대표하는 드라마가 됐다. 김재욱이라는 인물이 보여줄 수 있는 의외성을 담아내서다. 그는 촬영을 끝낸 후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방향을 결정하고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상기하려고 해요. 후회가 남지 않을 떳떳한 선택을 해야 겠다고 생각 중입니다."
in999@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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