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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김제동 "`톡투유` 통해 닥치는 법 배웠죠"
입력 2017-03-30 15:5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많은 분들이 공감하지 않으실 수 있겠으나, 제가 (‘톡투유를 통해) 닥칠 줄 알게 됐습니다.”
30일 오후 서울 상암동 북바이북에서 진행된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 1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제동은 특유의 킥킥거리는 웃음과 함께 이 같이 말했다.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김제동의 톡투유)는 김제동과 함께 하는 유쾌한 생활시사 토크콘서트로 다양한 연령대의 청중과 함께 서로의 고민과 걱정거리를 나누는 재미와 의미를 겸비한 프로그램. 2015년 2월 파일럿 방송 후 정규 편성돼 그 해 5월 3일 첫 방송을 시작했으며 오는 4월 2일 100회 방송을 맞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프로그램 연출자 이민수 PD는 뻔한 이야기 같지만 진짜 100회까지 올 줄 몰랐다. 감개무량하다.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참여자로 활약 중인 김제동은 이날 100회에 특별한 의미나 감회는 사실 없다. 왜 그런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한 회 한 회 하다가 100회까지 와서 특별하긴 하지만 그 회만 특별한 게 아니라 매 회 쌓아온 100번째 회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예의 담담하게 말했다.
김제동은 내가 무언가를 했거나 제작진이 한 것도 물론 있겠지만, 저에게 그런 느낌이 많이 없는 것은,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다 이야기하고 해왔던 프로그램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며 100회인데 왜 이렇게 감흥이 없지? 싶었지만 아마 사람들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참여자로서 있었기 때문인 것 같고, 그래서 더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김제동의 톡투유는 직관적인 재미보단 소소한 웃음과 눈물, 자극적이기보단 은근한 편안함 그리고 감동 스토리로 일요일 밤 시청자의 마음에 스며들었다. 프로그램이 100회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PD는 (김)제동씨가 안 지치고 잘 해준 덕분이다. 그리고 제동씨 얘기대로 사람들이 안 오면 이 프로그램은 의미가 없는데, 꾸준히 계속 신청자들이 있다는 것. 결국 사람의 힘으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갖는 힘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김제동은 프로그램 론칭 과정에서 있었던 손석희 JTBC 보도 담당 사장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우리 프로그램 보면서 ‘사람들의 눈빛이 너무 아름답고 좋다. 저 사람들의 눈빛을 꼭 지키고 싶은 프로그램이다라고 늘 말씀하셨다. 그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고, 그것이 이 프로그램의 추진 원동력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분명 ‘김제동의 톡투유는 유니크하다. 김제동이 수년째 진행해오고 있는 브랜드 토크콘서트 같은 느낌도 지울 수 없지만, 나아가 이를 ‘광장의 프로그램화로 바라보는 공학적 시선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이PD는 사람들이 같이 모여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볼 수도 있겠으나, 우리는 어떤 가치나 방향성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특별히 제작진이 뭔가를 부여할 수 없는, 스스로 자연스럽게 만들어가는 게 있다”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제동은 어떤 가치 부여나 목적을 가지고 사람들을 모아서 이야기하는 방식이 지금까지의 시대였다고 생각한다. 광장 역시 마찬가지고. 지금까지 우리 사회, 정치, 문화의 여러 방식은 어떤 주제를 갖고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방식이었다면, 요즘의 광장 그리고 ‘톡투유는 그것과 전혀 다르다. 누군가 주제를 설정해놓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서 주제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김제동은 눈사람 만들 때 대충의 형식을 만들지 않고, 눈을 굴려가며 만들지 않나. 그냥 그렇게 굴려가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목적이나 주제의식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지금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김제동 그리고 연출자가 간담회 내내 강조한 ‘사람의 힘은 ‘입담꾼 김제동을 상당 부분 바꿔놨다. 입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방송계 대표 ‘화자였던 그를 ‘청자로 바꿔놓은 것. 김제동은 많은 분들이 공감하지 않으실 수 있겠으나 (‘톡투유를 통해) 닥칠 줄 알게 됐다. 마이크를 들고 있는 동안 입 다물 줄 알게 된 게, 만약 내가 성장했다면 개인적으로 가장 성장하게 된 부분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는 즐거움이 훨씬 크다. 하지만 듣는 즐거움이 말하는 즐거움 못지 않게 크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것. 그 자체가 성장이구나 싶다”며 이제는 입 닥치고 4시간 정도 있을 수 있게 됐는데, 그것도 재미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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