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제자리걸음…봄은 언제 오나
입력 2017-03-20 15:32  | 수정 2017-03-21 15:38

코스피가 사상최고치 경신을 시도하는 반면 코스닥 지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대형주 중심 장세가 이어지면서 코스닥 지수는 600선에서 정체상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의 지수 격차는 17일 종가 기준으로 1500을 넘겼다. 코스피가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반으로 2160선을 탈환하자 두 지수 간 격차는 2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닥이 주요 수급 주체인 외국인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서 소외 현상은 심화되는 추세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누적 순매수는 3조2500억원에 달했지만, 코스닥 순매수 규모는 같은 기간 1400억원에 불과했다.
외국인 투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삼성전자 등 대형주에 집중됐다. 악재 해소로 수출 지수 개선과 실적 성장이 부각돼 '대장주'의 독주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기준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관련 대형주들도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코스닥에는 훈풍이 미치지 못했다. 조기 대선 정국이 펼쳐지면서 정치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리자 투자 신뢰도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이어지면서 코스닥을 구성하는 주요 소비 종목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중국 당국이 사실상 '금한령'을 발동하면서 한국 관광을 금지하자 화장품, 의류, 미디어, 호텔, 레저 업종의 주가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기업들의 실적이 뒷걸음질 치면서 투자 가치가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 밸류에이션 대비 150% 정도 할증돼 거래되고 있다"며 "코스닥 시장의 매력도는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주당순이익(EPS)은 지난 2011년보다 22% 낮아진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832개 회사 중 229개 회사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투자자들은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내수부양 정책에 관심을 쏟고 있다. 소비 심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가운데 부양 정책이 발표될 경우, 소비 종목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집중을 줄이고 내수주, 중소형 가치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해야 한다"며 "펀더멘털과 관계 없이 지난해 급락한 화장품, 바이오 업종에서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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