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교 가정통신문서 "집은 몇평? 월세면 보증금 얼마?" 생활수준 물어 논란
입력 2017-03-16 11:29  | 수정 2017-03-17 11:38

경기도 오산의 한 고등학교가 학생들에게 자가형태나 부모의 직업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세세하게 요구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가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교생 800여명인 오산의 한 고등학교는 개학 직후인 지난 2일 학생들에게 '학생 생활 기초 조사서'라는 가정통신문을 배부했다.
가정통신문에는 학생의 '가정형편'이 어떤지 상, 중, 하로 표시하게 되어 있으며 '학비지원'은 어디서 받는지 부모님의 '직업'은 무엇이고 '월 소득'은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적으라 요구하고 있다.
이 밖에 거주형태를 묻는 항목에는 거주하고 있는 집이 전세인지, 월세인지, 집은 몇 평인지 까지 써야 하며 월세일 경우 보증금과 월세 금액도 적어야 한다.

이에 일부 학부모가 '과도한 정보 수집'이라며 지역교육청 등에 항의했다.
논란이 일자 해당 고교측은 이튿날 가정통신문과 일부 학생이 제출한 조사서를 모두 폐기했으며 학부모들에게 사과문을 보내는 한편 문제의 조사서를 만든 학년부장에게 주의 조치했다.
해당 고교 교장은 "학기 초 다양한 종류의 외부 장학금 추천이 많이 들어오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학년부장이 의욕이 앞서 이런 조사서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어 "개별 상담을 하더라도 가정 상황에 대해 말을 잘 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어 정확히 파악하고자 하는 선의였으나 일부 문항에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폐기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길나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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