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증산에 유가 40달러 무너지며 속절없는 추락
입력 2017-03-16 07:28 

올해 배럴달 60달러선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제유가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미국이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에 원유생산을 늘리자, 사우디아라비아도 추세적으로 증산에 나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68센트(1.4%) 하락한 47.72달러에 마쳤다. WTI 가격은 7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 유가 역시 배럴당 50.92달러로 전일 대비 0.84%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보고서에서 사우디의 하루 생산량이 1000만배럴을 다시 웃돈 데다 미국의 생산 또한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하락한 것이다.
OPEC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의 2월 원유 생산량은 일평균 26만3300배럴 늘어난 1001만1000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에 비해 감산규모를 3분의 1 줄인 것이다. 다만 사우디의 2월 산유량은 OPEC 회원국 및 비회원국과 합의했던 감산량인 1005만8000배럴 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2월 OPEC 회원국의 총 생산량은 3195만8000배럴로 1월 3209만7000배럴 대비 감소했다.

하지만 감산에 참여하지 않는 미국의 생산량은 2월 하루 900만배럴로 지난해 9월보다 하루 43만배럴 증가했다. 특히 S&P 글로벌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0일로 마감된 주간 미국 원유재고가 35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만큼 국제유가 하락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OPEC, 비(非) OPEC 회원국들을 규합해 감산의 중심에 섰던 사우디로서는 이러한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최근 "사우디가 더 이상 경쟁 산유국들의 무임승차로 인한 부담을 떠맡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합(UAE)가 감산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지속적으로 증산에 나서자 사우디로서는 감산에 따른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우디가 대외적 환경에 따라 감산 합의를 파기하고, 증산에 박차를 가할 경우 국제유가가 지난해 30달러선까지 추락했던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장원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