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07년 고건처럼…황교안 대행 '왜' 대선도전 접었나
입력 2017-03-15 16:14 
황교안 대행 / 사진=연합뉴스
2007년 고건처럼…황교안 대행 '왜' 대선도전 접었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결국 고 전 총리의 길을 택했습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15일 대선 불출마 선언은 10여년 전 고건 전 국무총리의 불출마 선언 때와 여러가지 면에서 유사합니다.

지난 2007년 1월 16일. 고건 전 총리가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발표했을 당시 고 전 총리는 지지율 15% 수준을 유지하며 유력 대선주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고 전 총리는 불출마 선언문에서 "일 년 가까이 나름대로 상생의 정치를 찾아 진력해 왔으나 대결적 정치구조 앞에서 저의 역량이 너무 부족함을 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황 권한대행은 19대 대선 선거일을 지정하기 위한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한 뒤 모두 발언을 통해 "고심 끝에 현재의 국가위기 대처와 안정적 국정관리를 미루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국정 안정과 공정한 대선관리를 위해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는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총리실 주변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는 경우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서 국정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부터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이르기까지 현안이 산적해 있었습니다.

특히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는 경우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는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비판이 불 보듯 뻔했습니다.

여기에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았다는 사실도 황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결정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보입니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이 이번 탄핵정국에서 보수 진영의 유력주자로 존재감을 부각한 만큼 향후 정치권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이번 대선이 아니라고 해도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황교안'이라는 자산을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내년 6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제기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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