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3월 14일 뉴스초점-사교육비 '사상 최대'
입력 2017-03-14 20:10  | 수정 2017-03-14 20:24
'돈도 실력이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과거 SNS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 글이 많은 이들의 분노를 산 이유는 실제 현실이 그렇기 때문이지요.

오늘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를 보면, 먼저 지난해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25만 6천 원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주당 사교육을 받는 시간도 늘어 '6시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1시간씩은 꼬박꼬박 학원이나 과외 수업을 듣고 있지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사교육비는 계속 오르는데, 사교육을 받는다는 학생은 오히려 줄었거든요. 출산율 감소로 학생 수 자체가 줄었으니 그럴 수 있겠지 싶겠지만, 실상은 이렇습니다.

월 소득 100만 원에서 600만 원 가구의 사교육비는 전부 줄어든 반면, 600만 원 이상 고소득 가구의 사교육비는 늘었거든요.

월 평균 비용도 소득 700만 원 이상은 44만 원, 100만 원 미만은 고작 5만 원이니, 무려 9배나 차이가 나죠. 사교육을 받는 비율도 월 소득 700만 원 이상 가구는 열에 여덟, 100만 원 미만은 열에 세 명 뿐입니다.

차이는 또 있습니다.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를 지역으로 봤을 때 서울은 35만 원인데 반해, 읍면지역은 17만 원 정도. 결국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을 많이 받고, 비용도 많이 나가는 겁니다.

사실 이런 통계가 아니더라도 지난 5년 간 서울대 신입생 중 31%가 서울 강남 3구 출신이란 걸 보면, 자신의 능력보단 타고난 가정환경에 따라 사회·경제적 지위가 정해진다는 '수저 계급론'이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란 게 증명이 되죠.

부모의 재력으로 비싼 사교육을 받고, 명문 학교에 진학해 좋은 일자리까지 차지하는…. 이제 양극화는 경제와 사회는 물론, 교육에까지 우리사회 모든 영역으로 확대됐고 거기다 대물림까지 되고 있는 겁니다.

'교육은 불평등한 세상을 교정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은, 이제는 그저 신기루 같은 말이 돼버렸네요. 다음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하는 건 너무 무리겠죠? 그래서 더 서글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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