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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안소희 "제가 부족하다는 것 알아요"
입력 2017-02-24 17:12 
'싱글라이더' 진아 役 "원더걸스 미국 활동 생각나 눈물"
"진아의 마음 반, 안소희아 마음 반으로 이병헌 선배에게 도움 요청"
"가수에서 배우로, 더 책임감 있게 연기하려고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이제 그룹 원더걸스의 멤버가 아닌 오롯이 배우로 활동하게 된 안소희는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 속 진아를 처음 마주하고 울컥했다. 감정이 격해져 눈물도 쏟았다. 한 남자가 부실채권 사건 이후 아내와 아들이 있는 호주로 날아가 마주한 충격적인 일을 담은 이 영화에서 이 남자가 만난 곤경에 처한 호주 워홀러 진아를 보며 몇 년 전 원더걸스로 미국에서 활동했던 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안소희는 "진아와 다르게 난 주위에 멤버들, 스태프들이 있어 도움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쉽지는 않았던 시간이었다"며 "언어도 다른 곳에서 가족들과 떨어져서 일한다는 것에 외로움을 느낀 것 같다. 멤버들도 그랬다. 물론 그 시간 덕분에 멤버들끼리 돈독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제 안소희는 역사 속에 사라진 원더걸스라는 꼬리표 없이 연기에 욕심을 내야 할 위치다. 그는 "배우로 전향한 것이니 더 책임감도 생기고 더 열심히, 잘해야 한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연기는 아기 때부터 좋아했어요. JYP엔터테인먼트 오디션 볼 때도 춤, 노래도 했지만 연기도 했거든요? 하고 싶어 관심을 가졌는데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 할 때 한 번 제대로 하고 보니 현장에서 웃고 좋아하며 즐겁게 일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더라고요. 제대로,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그때부터 한 것 같아요."
'싱글라이더'는 BH엔터가 투자한 작품이다. 현재는 키이스트 소속이지만 안소희가 BH엔터에 있을 때 참여한 영화이기에, 이병헌 덕분에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시나리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봤는데 하고 싶더라고요. 진행되면 저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는 일이 진행되기 전이었어요. 이병헌·공효진 선배님이 캐스팅되고 본격적으로 이 프로젝트가 진행됐는데 더 하고 싶더라고요. 감독님 만나 오디션 보고 들어오게 됐어요. 감독님이 진아 캐릭터를 쓸 때 저를 떠올리고 글을 썼다는 말도 하셨는데 정말 놀랐죠. 저도 감독님께 진아를 보고 내 이야기가 살짝 담겨 있는 것 같아서 더 마음이 가고 불쌍하다고 했거든요."
안소희는 전작 '부산행'에서의 연기로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선택은 잘했고, 다른 모습을 잘 보여줬다. '부산행'이 끝난 뒤 나름 절치부심했기 때문이다. 섬세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선배들과 감독을 귀찮게 한 것(?)도 도움이 됐다. "생각보다 그렇게 귀찮게 한 건 아니에요(웃음). 잘 표현하고 싶어서 많이 여쭤본 것이죠. 사실 저는 내가 선배들 몰입하는 데 방해되는 건 아닐까 걱정했어요. 용기 내 물어보면 생각하지 못한 것 이상으로 말씀을 잘해주셔서 감사했던 기억이 남아요."
특히 진아가 바닷가에서 재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신을 꼽았다. "진아가 재훈을 만나 제대로 도와달라고 하는 부분이 이 이야기의 시작이라 중요하니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데 너무 초반에 찍은 부분이라 많이 헤맸죠. 이병헌 선배님이 '네가 나한테 도와달라고 진심으로 말해야 한다. 돌아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래야 재훈도, 관객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카메라 앵글에 잡히지 않는데도 계속 서서 제 연기를 받아주셨어요. 진아가 재훈에게 말하는 것 반, 안소희가 이병헌 선배에게 말하는 것 반 섞어 진짜처럼 그렇게 연기하게 됐죠. 헤헤."
이병헌의 아내로 나오는 공효진의 조언도 가슴에 남았다. "효진 선배님은 극중에 마주한 적은 없어요. 그래도 촬영이 없을 때 정말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얘기를 해주셨어요. '네가 이 인물을 연기할 때 물음표가 있으면 안 된다. 긴가민가한 건 무조건 물어보고 네 안에서 물음표 없어진 상태에서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아요. '그게 사소한 거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더라도 물어보라'고 하셨는데 그래서 많이 물어본 거예요.(웃음)"
그래서 '싱글라이더'에서 안소희의 연기가 좋았던 걸까? 칭찬을 건네자 안소희는 "내 연기를 다듬어야 하고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걸 안다. 전작보다 나아졌고 발전했다는 말을 들으면 그것으로 너무 좋다. 또 듣고 싶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연기자로서 욕심도 내비쳤다. "제가 욕심이 정말 많아요. 정말 다양한 장르,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일상에서는 매번 직업을 바꿀 수 없는데 연기를 통해서는 경험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잖아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요. 살인마, 사이코패스 역도 좋은 작품에서 하고 싶고요."
'싱글라이더'는 너무 바삐 달리는 우리에게 생각할 메시지를 전한다. 안소희도 지난 몇 년간 바쁘게 달려왔을 게 분명하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그간 놓치고 있었던 건 뭘까. "미국에 있으면서 나한테 물어보고 생각한 것들인데요. 제가 너무 일찍 활동했고, 사실 감사하게도 잘 됐기에 바쁘게 지냈지만 일상적인 것들을 많이 놓친 것 같아요. 이제는 내 나잇대에 할 수 있는 것들을 놓치지 않고, 경험해 보고 즐겨보려고 해요. 연기도 마찬가지고요."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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