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7일새 `싱크홀 사고` 3번…불안한 주민과 장사 망친 상인들 한숨만
입력 2017-02-24 13:55  | 수정 2017-02-25 23:38

지난 23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의 초고층 주상복합단지 요진와이시티. 점심 식사를 하러 올 방문객을 맞을 준비로 분주해야 할 상점가에선 바쁜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지난 6일부터 22일까지 잇따라 발생한 '땅꺼짐(싱크홀)' 사고로 방문객이 줄어든 탓이다.
이날 경기 고양시 백석동 일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3시 20분께 경기 고양시 백석동의 주상복합아파트 요진와이시티 인근 도로에 갑자기 길이 1.5~13m짜리 균열이 5개 생겼다. 지난 6일과 14일에 이은 세 번째 사고다.
고양시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번에 싱크홀이 발생한 현장은 지난 6일 사고가 난 도로와 같은 곳"이라며 "첫 번째 사고가 난 뒤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을 덮어 응급복구를 했지만, 차량 통행 조기 재개와 우천 탓에 기존 균열이 다시 벌어졌다"고 사고경위를 설명했다.
주민들은 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는 요진건설의 태도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요진건설은 두 번째 사고가 발생한지 4일만인 지난 18일 요진와이시티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개최하고 "슬러리월(지하연속벽) 공법을 활용한 흙막이 공사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땅꺼짐 현상이 나타났다"며 "공사 과정이 미흡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추가 안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4일만에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사고가 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요진와이시티의 한 입주민은 "입주민들은 어느 정도 위험한 상태인지 알고 싶어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번 싱크홀이 생겼을 때 하룻밤 사이에 복구작업이 끝났다고 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같은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많이 불안하다"며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요진와이시티 '벨라시타' 상점가도 뒤숭숭하긴 마찬가지다. 안전 문제로 논란이 커지면서 소비자들 발길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벨라시타 푸드코트의 직원은 "싱크홀 사고로 손님들의 발길이 예전같지 않다"며 "평소 주말 매출은 200만원 안팎 정도였지만 6일 첫 싱크홀 사고 이후 많아야 100만원 선으로 급감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매장 방문객들도 안전에 대한 질문을 하며 불안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수제버거 매장 직원은 "싱크홀 사고의 영향으로 평일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며 "지난 22일 또 도로에 균열이 생겨 손님들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요진건설 관계자를 만나볼 수 없었다. 추후에 연락이 닿은 요진건설 한 임원은 상가 매출과 관련해 "약 10%의 매출 감소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주민과 상인분들께 불안감과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난 6일 발생한 첫 번째 사고는 요진건설이 28층짜리 업무시설을 짓기 위해 지하 20m의 터파기 공사가 진행하던 곳에서 지하수 침출로 흙이 유실되면서 발생했다. 두 번째 사고는 요진와이시티와 고양종합터미널 건물 사이의 도로에서 지하수 유실에 대비한 물막이 공사를 하던 중 길이 100m짜리 대형 지반 침하가 발생했다.
땅거짐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도로는 59층짜리 초고층 건물과 인접해 있다. 또 근처에 3호선 지하철 백석역, 고양시외버스터미널, 아울렛 등 유동인구가 많은 시설이 밀집해 있다.
[경기도 고양 = 디지털뉴스국 길나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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