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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급 재건축 과천 `별들의 전쟁`
입력 2017-02-21 17:36  | 수정 2017-02-21 21:48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두고 11개 건설사가 치열하게 경쟁 중인 과천주공1단지 전경. [매경DB]
수도권 1세대 계획도시인 과천 일대가 재건축 '핫 스폿'으로 뜨고 있다. 지은 지 30년 넘은 9개 단지 1만여 가구가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관리처분 신청까지 마친 단지가 많다 보니 초과이익환수제도 피할 수 있어 실수요자들 관심도 크다.
1970·1980년대에 조성된 과천은 낡고 노후한 아파트들로 한동안 인기가 시들했다. 그러나 재작년을 기점으로 주공아파트들이 즐비했던 이 일대에 재건축 바람이 불면서 대형 건설사들 각축장으로 변신했다.
과천주공1단지의 재건축 시공사 설명회에는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10대 건설사 중 7곳과 호반건설, 반도건설 등 중견사 4곳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뿜었다. 특히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서울 강남 일부 아파트에만 사용 가능한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현대건설)'와 '써밋(대우건설)'을 적용하겠다고 제안했을 정도다. 둘 중 한 곳이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과천 1단지에는 경기도 최초로 메이저 건설사 프리미엄 브랜드가 등장할 전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과천 1단지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3000만원대 초반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천이 '준강남'에 해당하고 과천 1단지 입지 등 여건이 좋아 디에이치 적용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아직 써밋 브랜드가 서울에서도 반포, 서초, 용산에만 적용됐지만 과천도 집값이 비싼 지역이어서 자격이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과천 1단지 시공사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며 "현대건설의 경우 분양가 3500만원 이상인 단지에만 디에이치 브랜드를 붙이겠다고 했는데 시장 신뢰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앞으로도 물량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1981~1984년 지어진 주공아파트 12개 단지 1만4000여 가구 재건축 연한이 일제히 도래했다. 총 12단지 중 4~6단지는 14~15층의 중층이고, 나머지는 모두 5층 이하 저층이라 재건축 수익성도 좋은 편이다. 과천은 2007~2008년 3단지(래미안슈르)와 11단지(래미안에코팰리스) 등 1기 재건축단지가 들어선 후 국내 주택경기 둔화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가 지난해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7-2단지) 일반분양을 시작으로 2기 재건축이 본격화됐다. 이주가 완료된 1단지와 진행 중인 7-1단지는 착공을 앞두고 있다. 2단지도 주민들이 이주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2기 재건축단지는 올해 안에 모두 일반분양될 것"이라며 "과천3기 재건축단지들인 4, 5, 10단지는 연내에 조합 설립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분양도 올 하반기 줄을 잇는다.
대우건설이 7-1단지 1317가구 중 59~114㎡ 599가구를 오는 8월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GS건설은 6단지 재건축으로 총 2145가구 중 59~135㎡ 886가구를 하반기 선보인다. 롯데·SK건설 컨소시엄도 2단지를 재건축한 과천 캐슬앤뷰를 오는 9월 분양한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총 2129가구 규모에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도보 3분 거리라 주목된다. 사업 추진이 가장 빨랐던 과천1단지는 공사비 등을 둘러싼 문제로 기존 포스코건설에서 시공사 교체에 나서 오는 9월 분양할 예정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재건축 단지들이 중도금 및 이주비 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과천 재건축 시장이 앞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는 대출규제 극복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과천은 분양권 전매가 금지됐고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니 전·월세 수요 확보가 쉽지 않아 자금 여력이 충분한 수요자들이 관심을 갖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인혜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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