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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트럼프에 발목잡힌 로봇펀드…재정확대 정책에 채권형 수익률 마이너스
입력 2017-02-14 17:34 
최근 3개월 새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수익률이 된서리를 맞았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대부분이 채권을 50% 이상 담는 채권혼합형으로 설정돼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정 확대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으로 채권 수익률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세 차례가량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인 만큼 채권혼합형보다 주식혼합형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설정된 지 3개월이 넘은 로보어드바이저 공모펀드 6개 가운데 4개가 최근 3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설정액 기준 상위 3개 펀드가 모두 -1% 미만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3개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4%다.
지난해 4월 첫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로 설정된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설정액이 가장 많은 채권혼합형 기준 최근 3개월 수익률 -1.5%다. 주식형이나 주식혼합형으로 설정된 펀드는 그나마 성과가 나은 편이다.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 주식형은 3개월 수익률 3.5%, 같은 펀드의 주식혼합형은 0.8%를 각각 기록 중이다. 주식형은 주식을 60% 이상, 주식혼합형은 50% 이상 담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세 차례 안팎으로 예상되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등 재정 확대 정책으로 유발되는 인플레이션 영향까지 가세하면 채권값 하락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채권혼합형보다는 주식혼합형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자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로봇에 대한 관심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쏟아져 나온 로보어드바이저 상품들이 좋지 않은 성과로 투자자들에게 불신을 심어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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