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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車강판값 인상 전망…영업익 8% 늘듯
입력 2017-02-14 17:18 
◆ 기업 분석 / 현대제철 ◆
이번달 진행 중인 자동차용 강판 가격 협상을 둘러싸고 현대제철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철강업체 구조조정과 건설경기 호조 등 철강 업황이 개선됨에 따라 대다수 철강업체 이익은 개선됐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2015년 11월 동결된 계열사와의 자동차용 강판 가격에 발목 잡혀 지난해 영업이익이 오히려 감소했다. 이 때문에 이달 말 현대제철과 현대·기아차 간 가격 협상 결과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이 올해 들어 하락세로 전환한 점 또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5일 공시를 통해 2016년 연결기준 매출액 16조6915억원, 영업이익 1조44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5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매출액은 3.5% 소폭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3%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도 1년째 동결된 자동차용 강판 가격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은 주요 고객사인 현대·기아차와 자동차용 강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와 자동차용 강판 가격 협상을 현재 진행 중인데 그동안의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강판 가격에 반영하고자 한다"면서 "자동차용 강판 수급과 국제 가격 등을 함께 고려해 가격 인상폭과 시점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현재 t당 90만4000원에 출고되는 자동차용 강판 가격이 t당 8만원 인상되면 현대제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800억원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을 내놨다. 만약 t당 13만원 인상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분이 455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이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며 시장에서 기대했던 t당 10만원 인상까지는 어렵지만 t당 8만원 인상은 가능해 보인다"며 "이번 가격 인상을 계기로 현대제철 주가가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제철 주가는 글로벌 주요 철강사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평가받고 있다. 현재 현대제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6배 수준으로 신일본제철(48.3배) 바오산강철(25.9배) 아르셀로미탈(18.3배) 포스코(16.5배) 등 경쟁사보다 한참 낮다. 특히 이들 기업의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3~5%로 현대제철(5.3%)과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현대제철 주가는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기에 현대제철은 2017~2018년 단조, 특수강, 용융아연도금강판(CGL) 등 다양한 생산설비의 신규 가동을 앞두고 있다. 먼저 단조사업은 현대중공업에서 인수한 1만t급 프레스를 상반기 내 순천 공장에 설치하고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단조는 금속 재료를 두들기거나 가압하는 기계적 방법으로 일정한 모양을 만드는 작업이다. 또한 특수강사업은 2018년 모든 특수강 종류 양산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일부 제품의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측은 "신규 시장 개척과 고가 시장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올해 판재류 및 봉형강류 판매량은 전년 대비 3.4% 늘어난 2130만t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현대제철이 안정적인 현금을 바탕으로 재무지표를 지속적으로 개선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대규모 설비 투자를 줄이고 차입금 상환에 주력하면서 지난해 별도 기준 차입금을 11조7330억원에서 10조9580억원으로 줄였다. 이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해 11월 현대제철의 신용등급을 'Baa3(긍정적)'에서 'Baa2(안정적)'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6월 말 4만5000원까지 떨어졌던 현대제철의 주가(13일 종가 6만2100원)는 다시 회복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외국인이 3거래일을 제외하고 계속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연초부터 지난 13일까지 외국인은 현대제철을 156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개인(832억원 순매도) 및 기관(679억원 순매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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