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직장인들 마음 흔든 서점가 `공부법` 서적이 통한다
입력 2017-02-14 16:21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올 무렵이면 팔리기 시작하는 책이 있다. 공부법을 알려주는 책들이다. 3월 신학기를 앞두고 올해도 학습법 도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영어공부법을 다룬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와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은 예스24의 2월 2주 종합 베스트셀러에 3위와 11위에 나란히 올랐다. 학습법을 알려주는 '완벽한 공부법'도 7위에 올랐다. 20위권에만 3권의 책이 자리잡은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최근 트렌드는 공부법을 읽는 이들이 학생에서 직장인 계층으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완벽한 공부법'(로크미디어)은 연초에 출간되자 마자 돌풍을 일으키며 8만부가 팔렸다. 저자의 조합부터 독특하다. 신영준은 싱가포르국립대 공학박사로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도 논문이 게재된 이공계 연구자다. 공저자인 고영성은 1년에 20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독서법, 공부법 등 8권의 책을 쓴 독학자다. 공학박사와 제도 밖의 독학자가 협업한 덕분에 이 책은 온갖 종류의 공부에 대한 학습자의 고민에 대한 답이 실렸다. 탁월한 학교 생활, 경쟁력 있는 직장 생활, 성공적인 창업, 건강한 노후까지 이 모두를 얻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신영성은 전작인 빅데이터 기반 영어학습서 '빅보카'로 히트 친 저자이기도 하다. 신작은 인지적 활동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내세워 학습법을 알려준다는 점이 '샐리던트'(샐러리맨+스튜던트 합성어) 독자들에게 먹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책의 편집자는 "시험을 잘 보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평생 지속해야 할 습관으로서의 공부법을 다룬 덕분인지 학생들보다 직장인의 반응이 더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책의 예스24 구매자는 30대가 41.9%, 40대가 28.6%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학습법 책은 시기마다 트렌드를 달리한다. 2015년에는 '하버드 새벽 4시''7번 읽기 공부법'이 유행했다. '완벽한 공부법'은 이 계보를 잇는 셈이다.
영어 학습서로 이례적 인기를 얻고 있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위즈덤하우스)는 동시통역사 출신 드라마 PD인 김민석 저자가 어학연수, 회화 학원 한 번 다니지 않고 30년 독학으로 습득한 영어 공부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다. 회화 교재를 통째로 외우라는 독특한 공부법을 소개하는 이 책은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배우 장나라 등의 추천사를 싣고 출간되면서 초기부터 입소문을 탔다.
팟캐스트 인기 영어 강사 문성현의 영어회화책인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도 지난해말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영어 왕초보자를 위한 입문서다. '영어책…'의 주독자층도 40대가 42.5%, 30대가 36.3%였고, '영어회화…'도 30대가 34.8%, 40대가 32,6%로 샐리던트들이 수요가 많았다. 또한 자녀를 위한 학습서를 구입하는 부모도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학습서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연초부터 신간의 출간도 활발하다. '인생은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메세지를 전하는 인나미 아쓰시의 '1만 권 독서법'(위즈덤하우스)과 제프 샌더스의 '아침 5시의 기적'(비즈니스북스)도 같은 맥락의 학습서다. 지난해 베스트셀러가 된 앤절라 더크워스의 자기계발서 '그릿'(비즈니스북스)의 인기도 학습서 열풍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선천적인 IQ, 특별한 재능, 가정환경보다도 열정과 끈기를 뜻하는 '그릿(Grit)'이 일과 공부에 있어 더 중요한 성공요소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스24의 김현주 자기계발분야 MD는 "최근 신학기와 더불어 연초를 맞아 학습법에 관심 갖는 독자들이 많아졌다. 공부는 학생만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의 미래나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새로운 공부 목표를 찾는 독자들이 많아지면서, 최근 효율적인 공부에 대해 방법을 전하는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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