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지선 회장, 차세대 사업으로 `홈퍼니싱` 콕 찍었네
입력 2017-02-14 16:06 
애틀란타에 위치한 윌리엄스소노마 매장 전경

"과거의 성공요인이 미래를 담보해 주지 못하는 만큼 성공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올해 초 그룹 합동시무식에서 밝힌 신년사다. 정 회장은 '적극적인 시장 대응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올해 경영방침으로 제시했다. 그의 새해 다짐의 첫 결실이 나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소노마'(WILLIAMS-SONOMA)와 손잡고 국내 홈퍼니싱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홈퍼니싱'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홈퍼니싱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꾸민다는 퍼니싱(Furnishing)의 합성어로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 등을 활용해 집안을 꾸미는 것을 말한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리바트는 14일 윌리엄스소노마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앞으로 10년간 '윌리엄스소노마',(Williams-Sonoma), '포터리반(Pottery Barn)', '포터리반 키즈(Pottery Barn Kids)', '웨스트 엘름'(West Elm) 등 4개 브랜드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현대리바트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과 온라인 사업 등을 포괄한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갖게 된다.
'윌리엄스소노마'는 프리미엄 주방용품 및 주방가전 등을 주력상품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포터리반'은 가구·생활용품 중심의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다. 또한 '포터리반 키즈'는 프리미엄 키즈 홈퍼니싱 브랜드로 책가방 등 일부 품목은 예전부터 해외직구족들의 필수 아이템이다.'웨스트 엘름'은 가성비가 높은 트렌디한 생활소품을 판매한다.

특히 윌리엄스소노마는 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매장을 선보이게 되며, 포터리반·포터리반 키즈·웨스트 엘름의 경우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로 아시아에 진출하게 된다. 40년 업력에 연매출 5조 5000억원을 올리는 윌리엄스소노마는 현재 미국, 캐나다 등 7개국에서 630여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올 상반기에 윌리엄스소노마 브랜드들의 1호점을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과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가든파이브점의 리빙관 1층에는 포터리반과 포터리반 키즈의 복합 매장이 947㎡(287평)규모로 들어서며, 리빙관 2층에는 '웨스트 엘름' 단독 매장이 700㎡(212평) 규모로 오픈할 예정이다. '윌리엄스소노마'는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297㎡(90평) 규모로 문을 연다.
현대리바트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 채널을 활용해 향후 10년 동안 윌리엄스소노마의 4개 브랜드 매장을 30개 이상 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백화점, 아울렛, 온라인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활용해 윌리엄스소노마 브랜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홈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국내 프리미엄 홈퍼니싱 시장에서의 차별화된 경쟁 우위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리바트가 윌리엄스소노마 브랜드를 유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지선 회장의 역할이 컸다. 계약 체결 과정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은 "스토리텔링 방식의 매장연출과 상품구성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함으로써 국내 프리미엄 홈퍼니싱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달라"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현대리바트는 윌리엄스소노마 브랜드별 운영 담당자를 미국 현지에 보내 매장연출이나 상품구성 등 브랜드 운영 노하우를 연구하도록 할 계획이다.
윌리엄스소노마 유치 등을 통해 현대백화점그룹이 프리미엄 홈퍼니싱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한샘·이케아 등 기존 강자들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작년 매출액 1조8556억원, 영업이익 157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낸 한샘은 국내 시장에서 홈퍼니싱 개념을 포함한 토탈 인테리어 사업 확대에 나선다. 부엌, 창호, 욕실, 바닥, 조명 등을 단일 패키지 상품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세계 1위 가구·생활용품 기업 이케아도 전국 매장을 확대하며 발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케아는 총 1조 2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0년까지 전국에 6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2014년 한국에 진출한 이케아는 가구와 생활용품 등 약 9200여종의 홈퍼니싱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케아는 국내 유일한 운영매장인 이케아 광명점에서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매출액 3450억원 가량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모든 이케아 단일 매장 중 매출 1위에 해당한다.
[손일선 기자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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