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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 `각양각색` 이색보험 눈길…韓보험시장 판도 흔드나
입력 2017-02-14 11:47 

'예술인 전용 자동차 보험, 당뇨병 환자를 위한 여행자 보험, 테러발생국 여행자 보험…'
현재 한국에서는 찾아 볼 수 없지만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는 이색보험들이 눈길을 끈다. 해당 보험은 보험사에게는 상품 출시의 위험이, 가입자에게는 높은 보험료 부담을 안길 수 있는 상품이다. 하지만 다수가 보험에 가입한다는 집단 구매력을 바탕으로 보험사와 협상에 임한다면 이같은 상품도 나올 수 있다.
해외에서는 다수의 고객이 모이면 이들이 원하는 보험을 만들어 주기도 하는 맞춤형 보험 서비스인 '크라우드 보험(Crowd-based Insurance)'이 인기를 끌고 있다. 크라우드 보험은 기존 보험상품에서 취급하지 않는 특수한 보험 수요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해 보험사와 직접 협상해 만든 보험상품을 말한다.
천편일률적인 보험상품이 넘쳐나는 요즘 눈길을 사로잡는 각양각색 크라우드 보험 서비스를 소개한다.
◆특정 타깃을 공략한 '그들만의 보험' 유럽서 인기
가장 대표적인 크라우드 보험 서비스는 금융 및 보험 선진국 영국에서 등장한 'BBM(Bought By Many)'이다. 가입자 26만명을 웃도는 해당 서비스는 300여개가 넘는 크라우드 보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음악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동차 보험'이 있다. 영국의 음악가들은 보험사로부터 락이나 과격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로 간주되곤 해 일반 운전자보다 40%~90%까지 높은 자동차 보험료가 책정된다. 이들을 대신해 BBM은 기존 보험사와 협상해 기존보다 최대 64% 저렴한 보험료로 더 큰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자동차 보험을 내놨다.
아울러 척추가 좋지 않아 병원비가 많이 드는 프렌치 불독만을 위한 펫보험, 장소에 상관없이 치료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를 위한 여행자 보험, 테러 발생국 여행자를 위한 보험 등 특정 위험에 대한 보장을 받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만든 보험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보험을 출시하는 것 외에도 가입자들 보험료를 모아 직접 보험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크라우드 보험 서비스도 있다. 독일의 '프렌드슈어런스(Friendsurance)'는 주택보험, 개인배상책임보험, 법률비용보험 등을 가족·동호회·친구 등 원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개인들이 적립한 보험금을 토대로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공통 적립 계좌를 만들어준다. 커뮤니티의 일원이 사고를 당할 시 공동의 적립계좌에서 돈이 나가며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프렌드슈어런스가 보장한다. 개인들의 보험료를 모아 서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P2P(Peer to Peer) 보험으로 볼 수 있다.
영국의 '헤이 게바라(Hey Guevara)' 역시 이같은 형태의 자동차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회원들이 직접 보험금을 갹출해 자동차 보험 커뮤니티를 만들어 일정금액은 보험사에 제출하고, 보험금 지급 후 적립금이 남으면 그 적립금은 해당 계좌에 잔류하며 다음해 납입금액을 상쇄하는 역할을 한다.
◆ '크라우드 보험' 국내 상륙…한국 보험시장 판도 바꾸나
이같은 새로운 보험상품 등장에 힘입어 한국 역시 크라우드 보험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먼저 보험 및 금융 컨설팅 기업 엘케이엠에스리미티드(LKMS)가 크라우드 보험 형태의 '인바이유(inbyu)'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인바이유는 동일 위험에 대한 보험을 원하는 사람들을 모아 집단 구매력을 형성해 이를 바탕으로 보험사와 협의해 새로운 보험을 제작하거나 더욱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종의 보험공동구매로 가입자 수가 많을수록 더 높은 할인율을 제공받는다.
인바이유는 또 보이스피싱, 스미싱 피해 보장에 피해 규모가 가장 큰 파밍보장을 더한 '3대 금융사기 안심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했다. 해당 보험은 현재 가입자 확보에 성공해 실제 시장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상해보험·운전자 보험과 같은 기존 보험상품도 40% 이상 저렴한 보험료에 더 풍성한 보장 내용을 담아 출시했다.
김영웅 LKMS 대표는 "보수적이었던 한국 보험 업계가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변화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와 시장의 상황에 발맞춰 새로운 형태의 보험 서비스를 지속해서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보험 스타트업 두리 역시 P2P보험 플랫폼 다다익선을 통한 펫보험을 모집중에 있다. 현재 다다익선은 애견·애묘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자체적으로 3000명이 넘는 가입자 모집에 성공했다.
기존 보험업계 역시 크라우드보험과 P2P보험을 중심으로 여러명의 가입자가 모여 보험사와 협상하는 신풍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보험사 한 상품개발 담당자는 "P2P보험 등 보험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보험상품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는 보험 신상품 개발을 넘어 기존 보험사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터넷 보험 판촉활동에도 참고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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