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합격하세요" 선배에게 초콜릿 대신 도시락 건낸 후배들
입력 2017-02-14 11:21  | 수정 2017-02-15 11:38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나눌 여유도 없이 공부를 하고 있는 '공시족'들을 격려하기 위해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서 도시락을 나눠주는 행사가 열려 화제를 모았다.
대학생자원봉사단 V원정대는 14일 노량진의 한 경찰학원 앞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줬다. 이 단체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2월 14일을 '발런티어(봉사) 데이'로 정하고 어려운 사람을 찾는 행사를 하고 있다.
올해는 '예비취준생'으로서 취준생들의 어려운 처지에 공감해 노량진으로 나왔다. 전성민 V원정대 대표는 "고시생들이 아침도 못 먹고 새벽부터 학원에 나와 수업 듣기 좋은 자리를 잡는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도시락 나눔 행사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아이언맨·캡틴아메리카 등 영화 속 영웅으로 분장하고 도시락 500개, 따뜻한 차, 손수 적은 응원편지를 나눠줬다. 도시락은 안 받더라도 '하이파이브'는 하자며 들이대는 학생들을 보고 무표정하게 거리를 지나던 고시생들은 흠칫 놀라면서도 이내 웃으며 손을 맞췄다.

행사장에 마련된 응원문구를 적는 공간에는 "올해 반드시 합격", "합격해서 효도하자" 등 합격을 소망하는 쪽지들이 대부분이었다. 한 고시생은 "춥고 배고프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날 봉사활동에 참여한 대학생 송영진 씨(23)는 "나도 졸업반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이어서 고시생분들의 처지에 공감이 간다"면서 "모두 힘내서 성공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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