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분 좋아져요"…환각제로 오용되는 '웃음 가스'
입력 2017-02-14 10:18  | 수정 2017-02-14 14:22
【 앵커멘트 】
보통 병원에서 마취제로 사용되는 아산화질소는 들이마시면 웃음이 나오기도 해서 일명 '웃음가스'라고도 불립니다.
아무래도 마취제이다 보니 심하게 흡입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데 이 아산화질소를 환각제로 파는 술집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배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재즈바.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사람이 풍선을 들고 있습니다.

무엇인지 물어보자 종업원이 다가와 풍선을 불어 건네주며 효과를 설명합니다.

「 "어떤 분들은 하이(high) 되는 거 같다. 약간 멍해지는 거 같기도 하고, 증상은 다 다르긴 한데 어쨌든 공통점은 (기분이) 좋다."」

이 풍선에 들어 있는 기체는 바로 '웃음 가스'로 불리는 아산화질소입니다.


원래 병원에서 마취제로 사용하는 것을 술집에서 유사 환각제처럼 쓰고 있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아산화질소가 마약류나 유해화학물질로 규정돼 있지 않아 누구나 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의사의 처방 없이 환각제처럼 사용하면 위험하다고 경고합니다.

▶ 인터뷰 : 우남식 / 건국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아산화질소를) 장기간 사용할 때 특히나 의사 관리 하에서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뇌손상 등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산소와 같이 사용하지 않으면 질식해서 사망할 가능성이…."

「영국에서 2006년부터 2012년 사이 아산화질소와 관련된 사망자가 17명 있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해외에서는 이미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난 상황입니다.」

불의의 사고가 나오기 전에 관련 규제 마련이 시급합니다.

MBN뉴스 배정훈입니다. [ baejr@mbn.co.kr ]

영상취재 : 변성중·양현철 기자·윤대중 VJ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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