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부 제품 비타민C 실제 함량은 못믿어…제품 라벨에 쓰인 양과 최대 4.5배 차이
입력 2017-02-14 09:52  | 수정 2017-02-14 09:53

'비타민 C 첨가'·'고칼슘' 등 제품 라벨에 표시한 함량이 실제 함량과 달라 과다섭취할 경우 적지 않은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14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한양대 식품영양학과 엄애선 교수팀이 2015년 3∼8월 서울·경기지역의 대형마트·슈퍼마켓·시장에서 비타민 C 강조표시제품 27종을 구입해 실제 비타민 C 함량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영양강조표시제품 중 비타민 C 함량 조사)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 연구에서 영양강조표시를 한 국내 시판 음료제품(과채음료·과채주스·혼합음료·고형차·음료베이스) 11종의 비타민 C 실제 함량은 100g(100㎖)당 20.2∼845.4㎎이었다. 영양강조표시를 한 시리얼 제품(11종)의 비타민 C 함량은 100g당 52.5∼262.5㎎으로 조사됐다. 과자제품(1종)·초콜릿가공품(1종)·기타 코코아가공품(1종)·당류 가공품(2종)의 비타민 C 함량은 100g당 각각 50㎎·311.7㎎·200㎎·170.6㎎과 229.4㎎이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영양강조표시를 한 제품의 실제 비타민 C 함량은 각 제품의 영양성분표에 표시된 비타민 함량의 80∼450% 범위였다"며 "과일주스의 일종인 '오렌지 골드'의 경우 제품 라벨엔 비타민 C 함량이 7.5㎎으로 표시됐으나 실제 측정 함량은 33.8㎎으로 4.5배나 높았다"고 지적했다.

성인의 비타민 C 하루 섭취 권장량은 100㎎이다. 일부 제품을 자주 먹거나 다양한 제품을 통해 비타민 C를 섭취하면 비타민 C의 과잉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 영양강조표시를 한 제품의 영양성분표만 믿고 비타민 C를 과다 섭취했다간 복통·구토·설사 등 위장장애와 신장 결석을 부를 수 있다.
비타민 C도 적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 C를 하루 30∼180㎎ 섭취하면 대략 70∼90%가 체내에 흡수되지만 1000㎎ 이상 섭취하면 배설량이 증가해 흡수율이 50% 이하로 떨어진다.
비타민 C는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효과를 나타낸다. 비타민 C는 체내에 흡수된 철분을 환원시켜 소장에서 철분의 흡수가 더 잘 이뤄지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철분의 흡수를 높이기 위해선 철분과 비타민 C가 함께 함유된 영양강조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철분 4㎎, 비타민 C 60㎎의 비율, 즉 비타민 C를 철분의 15배 만큼 섭취했을 때 철분의 흡수율이 가장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비타민 C·철분이 함께 영양강조표시된 제품의 비타민 C와 철분 함량의 비(比)를 산출했다. 아몬드 시리얼 제품의 경우 비타민 C가 철분 함량의 약 7.7배에 그친 반면 바나나향 제품(당류 가공품)의 비타민 C 함량은 철분의 56.5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식품제조업체가 비타민 C·철분을 동시에 첨가한 영양강조표시제품을 생산할 때 두 영양소 비율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소비자는 영양소를 적정량 섭취하기 위해 제품의 영양성분표에 쓰인 각 영양소 함량을 필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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