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경련의 추락 어디까지, 회장 후보 없고 쇄신안 지지부진
입력 2017-02-13 16:52 

전경련이 '환골탈태'를 외친지 벌써 3개월이 지났지만 후임 회장 인선과 쇄신안 마련은 답보상태다.
회장직은 재계 주요그룹 총수들이 고사하면서 비상운영위원회 성격의 '혁신위원회' 구성이나 관료 출신 영입 등을 검토했으나 무산됐다. 쇄신안 마련 역시 "위기의 당사자인 이승철 부회장과 현 사무국이 쇄신안을 만든다는게 말이 되느냐"라는 비판에 차기 회장 선임 이후로 미뤄졌다.
후임 회장 인선이 전경련 쇄신의 핵심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오는 23일 연례 총회 때까지 후임을 찾겠다고 밝혀왔다.연례 총회는 550여 회원사들이 모여 주요 임원 선임과 한해의 사업 등을 추인하는 전경련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총회 1주일 전인 17일에는 110여사로 구성된 이사진들이 모이는 이사회가 예정돼 있다. 이사회에선 예산안 및 총회 주요 안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이사회 전에 주요 안건이 모두 결정이 이뤄져야 하는 셈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아직까지 후임 회장을 정하지 못했으나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손 회장은 전경련을 세운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씨의 처남이다. 또 대한상의 회장을 8년 가까이 역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CJ측은 "전경련 회장 직은 고려치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손 회장 외에도 전경련 회장단에 포함된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이 맡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과 해당 기업들은 모두 부인했다. 전경련은 지난해 말부터 후임 회장을 물색해왔다. 그러나 10대 그룹 총수들이 모두 난색을 표하면서 중견 그룹으로까지 제안이 이뤄졌지만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기업인 중에 나서는 사람이 없자 김진현 전 과학기술처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꾸렸지만 내부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 혁신위원으로 참여키로 했던 한 전직 장관은 "해달라는 말만 있고 그 뒤로 연락 한번 없었다"며 "언론보도 등을 보고 위원회 자체가 없어진 것을 알았다"고 답했다.
전직관료 등 비 기업인을 검토하려는 움직임은 당사자들의 반대로 접었다. 일례로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회장도 못내는 경제인 단체는 말이 되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엔 현재 무역협회와 경총 등을 관료출신이 맡고 있다는 부담도 존재했다.
이 때문에 최근엔 그래도 회장단 중에 한명이 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당위론이 나오며 평소 참석률이 높은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후임 회장 인선은 내부에서도 아는 사람이 없다"며 "17일 이사회에선 후임 회장 선임을 총회에 일임하자는 식으로만 처리하고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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