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 2020년 `레벨3` 수준 자율주행차 상용화 도전
입력 2017-02-13 16:46 

글로벌 자율주행차 경쟁에서 한국이 본격적으로 가속패달을 밟기 시작했다. 정부가 신기술 개발과 관련 법·제도 정비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상용화하기로 했고, 현대자동차는 기존 개발조직을 통합·확대해 개발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인공지능(AI), IT 융·복합을 비롯해 변화하는 자동차 신기술에 발맞춘 '제2차 자동차정책기본계획'을 확정·발표했다.
핵심은 오는 2020년까지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도록 기술 개발과 법·제도 정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은 자율주행차 기술을 레벨 0~5까지 6단계로 구분하는데, 현재 국내 업계 평균은 '레벨 2'양산 가능단계로 평가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자율주행차 수준은 글로벌 수준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며 "레벨 3를 2020년까지 상용화할 경우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목표로 잡고 있는 '레벨3'는 제한적인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돌발상황에서는 여전히 운전자는 필요한 수준을 말한다.

자율주행차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최근 부분자율주행을 포함해 2025년에는 1463만대의 자율주행차가 전세계에서 운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자율주행차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동차 대국'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최첨단 자율주행차를 내놓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았다. 도요타자동차와 혼다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2020년 고속도로에서 주행 및 추월이 가능한 '레벨 3'자율주행차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업체 BMW와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인텔, 이스라엘의 자동차 소프트웨어 업체인 모빌아이도 손을 맞잡고 2021년까지 고성능 자율주행차를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메이커들은 완전 자율주행 직전의 '레벨4'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연구와 정책 지원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7월에는 이미 구글 무인차를 비롯한 상당수 실험용 차량은 '레벨 4'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현대·기아차도 기술력으로는 '레벨4' 에 진입한 만큼 경쟁에서 뒤질 게 없다는 게 국내차 업계의 분석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콘셉트카로 미국자동차공학회(SAE) 레벨4 이상의 기술개발을 달성한 업체는 현대차, 벤츠, 도요타, 구글, 애플 정도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행 안전성, 고장안전대책, 차내 통신보안과 같은 '3대 안전성' 평가기술 개발을 2019년까지 서둘러 마무리해 2020년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야간운행과 외부상황 모니터링을 포함한 첨단 안전지원기술(ADAS)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차의 윤리 문제 해소와 전용 보험제도 마련을 포함한 법·제도 정비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차그룹은 이날 미래 자동차의 핵심 영역인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지능형안전기술센터'를 신설하고 미국 GM서 자율주행차 선행·양산화 개발을 주도했던 이진우 박사를 센터장(상무)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첨단안전기술 담당 조직과 자율주행 선행연구 조직에서 따로따로 개발해오던 것을 통합해 일관된 개발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 테스트를 위해 지난 2015년 12월과 지난해 10월 미국 네바다주로부터 투싼 수소전기차와 아이오닉 자율주행차의 운행 면허를 각각 취득했다.
[이승훈 기자 /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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