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뇌 신경 회로망
입력 2017-02-13 14:39 
최낙원 박사(왼쪽), 허은미 박사(오른쪽)

국내 연구진이 복잡한 뇌 조직을 실험실에서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최낙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과 같은 연구단의 허은미 서임연구원 공동 연구진은 콜라젠 섬유를 특정 방향으로 정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진은 콜라젠 섬유를 안에 세포 '축삭'을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 축삭이란 신경세포(뉴런)에서 길게 뻗어나온 가지로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화학적 신호에 관여한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적용해 뇌 안에 있는 해마의 'CA3와 'CA1에서 추출한 신경세포를 따라 성장하면서 신경회로망을 실험실에서 재구축하는데 성공했다. CA3와 CA1은 뇌 측두엽에 존재하는 부위로 학습과 기억을 담당한다.
최낙원 선임연구원은 "우리 몸 안의 여러 장기 및 조직은 세포와 세포 이외에 다양한 요소들이 흔히 특정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다"며 "체외 환경에서 장기 또는 조직을 새롭게 만들어 내고자 할 때 세포의 방향성을 구현하고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조직의 외형적 구조뿐만 아니라 기능도 모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성과가 실제 세포 배양에 쓰이는 생체재료 내에서 방향성 구현이라는 난제를 해결하고, 특히 해부학적으로 뚜렷하게 구별되는 많은 신경 회로망들이 서로 복잡하게 연결된 뇌 조직을 체외환경에서 재구축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최은미 선임연구원은 "정상적인 신경 회로망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병, 파킨슨 병 등 비정상적인 질병 상태의 신경 회로망까지 재구축하는 데 적용될 수 있다"며 "이번 기술을 환자 유래 줄기세포 기술과 융합한다면 다양한 뇌질환·장애와 신경 회로망의 기능 장애와의 연관성을 이해하는데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일자에 게재됐으며 해외 리뷰 학술지인 '네이처 리뷰 머터리얼스'에 '연구하이라이트'로 21일자에 소개될 예정이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