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툭-tv]요즘 흥행 드라마, 사이다 같거나 추리소설 같거나
입력 2017-02-13 08:06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드라마 김과장(KBS2 수목)과 역적(MBC 월화)은 소재와 장르, 내용이 전혀 다르다. 경쟁작도 아니다. 피고인(SBS 월화)과 미씽나인(MBC 수목)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비슷한 점이 있다. 시청자들이 이들 드라마를 엮는 부분은 "사이다 전개의 재미"와 "추리 소설 같이 쪼는 재미"다.
김과장은 천재적인 숫자 기술로 삥땅치기 좋아하는 주인공 김성룡(남궁민)이 TQ그룹에 입사한 뒤 점점 인간적으로 변해가는 내용을 다음 작품. 절대 의인일 수 없는 그가 실수로 의인이 되고, 회사를 나가기 위해 안하무인 회장 아들을 혼낸 건데 좋게 포장되는 등 나름 시청자들의 답답한 마음을 뚫어주는 사이다 전개가 호감을 사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는 노조 위원장으로 오해받은 그가 "해체하라"는 회사의 협박을 보기 좋게 걷어차 통쾌함을 주기도 했다.
역적 역시 몇 대에 걸쳐 노비로 살던 아모개(김상주)가 괴롭히는 주인을 처단하고 새로운 삶을 꿈꾸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에게 사이다 드라마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아모개는 자신의 재산을 탐하려다 아내를 죽인 주인에게 칼을 겨눴고, 주인의 아내에게 강상죄까지 물어 복수했다. 초반 이러한 설정을 이어받은 아기장수 길동(윤균상)이 답답한 당대 현실을 어떻게 이끌고 통쾌함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역적은 사극이라는 범주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이다 드라마로, 김과장 역시 분명 코믹이라는 장르적 요소가 있음에도 사이다 같은 면이 강한 드라마로 더 주목받고 있다.
배우 지성의 열연이 돋보이고 향후 드라마 전개가 어떻게 될지 궁금증이 높아지는 피고인은 웃음 지을 부분은 전혀 없다. 아내와 딸을 잃은 순간의 기억이 없어진 검사 정우(지성)가 차츰 기억을 떠올리며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하는 전개가 호평받고 있다. 1일 1단서만 주는 게 답답하기만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생각하고 추리하게 하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는 교도소 순둥이 막내 성규(김민석)이 자살하려는 정우를 향해 "형이 왜 죽어요. 형이 안 했는데. 내가 했는데"라는 고백이 시청자들을 소름 돋게 했으며, 어떻게 된 사연인지 궁금하게 했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시청자들은 요소와 설정, 복선 찾기에 주력하고 있는 게 피고인의 장점이다. 작가가 향후 어떻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씽나인은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에 생존했던 이들이 서울로 돌아오는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봉희(백진희)에 이어 태호(최태준), 재국(김상호), 호항(항호) 등등이 속속 돌아오며 무인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말이 드러나고 있다. 추리하는 재미는 줄어들고 있지만 철저하게 악한이 된 최태준과 그와 대척점에 서서 진실 찾으려는 백진희의 싸움이 흥미롭다. 현재까지 시청자들에게 공개된 건 봉희의 말이 진실이고, 태호의 말은 거짓이지만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에 긴장감을 전한다. 모든 진실이 밝혀진 것도 아니기에 여전히 추리하는 재미도 있다.
또한 무인도에서의 비극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등장인물들의 코믹 요소들이 가미돼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시청률은 낮지만 미씽나인이 마니아층이 꽤 있는 이유다.

반면 사임당, 빛의 일기(SBS 수목)과 화랑(KBS2 월화)은 상대적으로 화력이 약하다. 10여 년 만에 돌아온 배우 이영애의 사임당, 빛의 일기은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타임슬립이라는 설정도 아쉬움을 남기며 호감을 사지 못하고 있다. 과거와 현실의 전환이 오히려 방해 요소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화랑은 사전제작 드라마는 안 된다는 굴레에 다시 갇혔다. 꽃미남 화랑들이 생각보다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지 못한 인상이다. 이제 갓 시작한 사임당, 빛의 일기는 시청률 반등에 성공해 사전 제작드라마 깜짝 흥행에 이름을 올릴지가 관계자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화랑 측 한 관계자는 "사전 제작 드라마에 대한 시도가 또 벽에 막혔다"며 "나쁘지 않은 만듦새라고 생각했는데 아쉽다"고 전했다. 사임당 측은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도 안 했다"며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