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WBC 대표팀, 최약체 평가 ‘마운드 운용’으로 극복한다
입력 2017-02-13 06:55 
WBC 대표팀이 11일 오후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소집됐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과 양의지, 차우찬이 기자회견에 참석해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김인식 감독과 차우찬, 양의지가 기자회견 후 파이팅을 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투수 쪽에서 해줘야 한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사령탑인 김인식 감독은 이번 WBC의 성패를 투수 쪽으로 꼽았다. 2006년과 2009년에도 대표팀을 맡아 각각 4강과 준우승으로 이끈 경험에서 나온 말이었다.
이번 WBC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마운드 쪽이 그렇다. 뽑힌 선수들의 경험적인 측면에서도 부족한 느낌이다. 원종현 장시환 임정우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래도 김인식 감독은 지난 대회에서도 마운드가 약하다는 평가였지만, 투수들이 기대이상의 활약을 해줬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하지만 투수들 개개인의 실력보다 중요한 게 마운드 운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WBC 조직위원회가 지난 8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투구수 제한 및 휴식 규정은 2013년 대회와 같다. 모든 투수는 1라운드 65개, 2라운드 80개, 준결승전 및 결승전은 95개까지만 던질 수 있다. 그리고 30~49개의 공을 던지거나 이틀 연속 던진 투수는 1일, 50개 이상의 공을 던진 투수는 4일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 2006년이나 2009년에도 대표팀은 기가 막힌 마운드 운용을 펼치며 성적을 냈다. 2006년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참가했던 선동열 투수코치가 이번에도 함께 하는 부분은 든든하다. 선 코치는 투수 운용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다. 투구수 제한이라는 변수와 함께 단기전에서는 투수 교체 타이밍도 중요하다는 평가다.
이번 대표팀 투수 13명 중 선발진으로 분류되는 투수는 5명이다. 우규민(삼성) 이대은(경찰청) 장원준(두산) 차우찬(LG) 양현종(KIA)이다. 나머지 8명은 불펜 자원으로 분류되는데 대표팀 유일한 메이저리거인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마무리로 중심을 맡는다. 앞선 WBC에서는 무엇보다 선발 뒤에 나오는 투수의 역할이 중요했다. 선발 투수가 투구수에 따라 일찍 마운드에 내려갈 경우 바로 뒤에 나오는 투수가 적은 투구수로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아직 보직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표팀에서는 차우찬이 1+1 역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차우찬은 선발로 나올 수 있지만, 선발 바로 뒤에서 던질 수도 있는 롱릴리프 역할을 맡아 줄 수 있는 투수다. 과거 삼성에서도 단기전에서 1+1역할을 도맡은 적이 있다.
더구나 대표팀은 이번에 도입된 투수 예비엔트리 제도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최종 엔트리와 별개인 예비엔트리에서 라운드가 바뀔 때마다 2명의 투수를 교체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들의 대회 도중 참가를 유도해 대회의 수준향상과 흥행을 동시에 노리는 주최 측의 의도가 엿보인 신설 규정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팀 케미스트리를 이유로 예비엔트리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대표팀은 12일 일본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13일 오후부터 구시카와 구장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