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SK이노베이션 1년반만에 부활한 까닭
입력 2017-02-06 17:58  | 수정 2017-02-06 21:15
SK그룹의 종합에너지 전문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처지가 불과 1년 반 만에 180도 바뀌었다. 2015년 6월까지만 해도 핵심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 매각을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로 위기였지만 지금은 수익성 개선 덕택에 글로벌 기업인 다우케미컬의 접착제(EAA) 사업부문까지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것이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88% 하락한 15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SK이노베이션 실적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하던 2015년 초 기록했던 주가 8만4000원 대비 80.9%나 급등한 수치다. 그도 그럴 것이 SK이노베이션은 2013년 영업이익 1조4586억원에서 이듬해인 2014년 영업손실 182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창사 37년 이래 첫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비상경영체제에서 SK이노베이션이 가장 먼저 꺼낸 카드는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 매각이었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2009년 10월 SK이노베이션 전신인 옛 SK에너지에서 분할돼 설립됐다. 그리고 SK이노베이션은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까지 처하자 SK루브리컨츠 매각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 내부에서는 매각과 관련해 격론이 일었다. SK루브리컨츠의 주요 생산품은 브랜드 '지크'로 유명한 윤활기유로 고급 윤활기유 부문에서 SK루브리컨츠는 세계 1위 기업이다.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자회사를 매각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 끝에 SK이노베이션은 결국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이 같은 SK이노베이션의 매각 철회는 현재 상황에서 보면 '신의 한 수'였다. 국제 유가가 급락세를 접고 안정적인 흐름을 보임에 따라 원유 정제마진이 반등세를 나타내며 SK이노베이션은 2015년 영업이익 1조979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루브리컨츠는 2015년 영업이익 2818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만 3804억원을 나타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알짜 기업'을 하마터면 팔아버릴 뻔했던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영업이익 3조2286억원을 기록하는 등 보강된 체력을 바탕으로 지난 2일에는 다우케미컬 EAA 사업부문을 3억7000만달러(약 42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올해에만 총 4~5건의 기업 사냥에 나설 계획이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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