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랜드마크 마리아베이샌즈의 힘, 5만여개 일자리와 세금 4조원
입력 2017-02-06 16:15 

랜드마크는 지역경제에 훈풍이 가져오는 마법같은 건축물이다. 싱가포르 관광산업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는 마리나베이샌즈가 만든 일자리는 4만6000개(간접고용 포함)에 달한다. 지난 2010년 개장 후 2015년까지 50억싱가포르달러(약 4조380억원)의 세금을 정부에 납부했다. 도시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보물단지'같은 존재다.
세계 최고 높이의 전파탑인 도쿄스카이트리는 지역경제를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화물차 차고지였던 지역이 도쿄스카이트리가 들어서면서 도쿄의 상징으로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경제적 효과는 타워가 위치한 도쿄 스미다구 기준으로 연간 880억엔(약 8800억원), 도쿄도 전체로는 1300억엔(1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타이베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타이베이 101도 마찬가지다. 타이베이 101이 들어선 이후 인근지역의 방문객수가 연간 1000만명이 넘어가면서 타이베이 최고의 상권으로 자리매김했다. 초고층 빌딩 하나가 생기면서 지역상권을 완전히 부활시킨 셈이다.
싱가포르의 중소기업 제로스팟은 마리나베이샌즈의 임직원 유니폼, 호텔 수건이나 테이블 보 등의 세탁물을 처리한다. 제로스팟은 최근 새 세탁기계 구매에 1800만싱가포르달러(한화 약 148억원)를 투자했고 싱가포르 안에 새 공장도 건립해 80명을 추가 고용했다. 마이나베이샌즈가 성장할수록 제로스팟의의 매출과 고용규모가 같이 커지는 구조다.

제로스팟뿐만 아니다. 마리나베이샌즈는 운영에 필요한 전체 물품과 서비스의 91%를 지역 기업에서 조달하고 있다. 꽃 업체 '씽 씨 쑨(sing see soon)'도 마찬가지다. 조지 타나시예비치 마리나베이샌즈 CEO는 "씽 씨 순은 5대에 걸쳐 90년간 가족이 운영하는 싱가포르 중소기업"이라며 "지역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는 싱가포르 지역 상인과 함께 커나가는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랜드마크는 인구를 유입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해 도시민들의 지갑을 채우고 죽어가던 지역 상권을 살려낸다. 납세를 통해 지방재정의 곳간을 채우는 것도 랜드마크의 역할 중 하나다. 또 중소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도시의 경제력을 씨줄과 날줄로 엮는다.
타이페이의 상징이 된 타이페이 101이 대표적인 예다. 타이페이 101은 타이페이시 똥취(東區)의 대표 지하철역인 '타이페이101·스마오역'과 연결돼 있다. 지하철을 타고 타이페이 101 빌딩 지하 1층으로 유입되는 인원은 연간 1000만명이 넘는다. 거대한 유동인구는 지역 상권을 살리는 핵심 요소다.
또한 타이페이 101을 운영하는 타이페이 파이낸셜 센터는 지하철 1층 연결통로에 관한 권리금을 타이페이시정부에 내고 있다. 치아하오 리우 타이페이 파이낸셜 센터 부사장은 "지하철 연결 권리금뿐만 아니라 건축물에 부과되는 세금, 토지세, 부가세(세율 5%)를 모두 포함해 타이페이 시정부에 납부한 세액은 지난해 12억9000만대만달러(한화 약 480억원)였다"며 "이와 별도로 중앙정부에 법인세(세율 17%)도 내 타이베이시와 대만 정부의 재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는 2010년 개관 당시부터 '지역 도시민과 호흡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원칙으로 랜드마크를 세웠다. 특히 일자리에 크게 기여했다. 마리나베이샌즈의 직접고용 인력은 9500명이고, 간접고용까지 합치면 마리나베이샌즈가 창출한 고용인원은 4만6000명으로 추산된다.
마리나베이샌즈는 또 싱가포르의 세수 확보에도 크게 기여했다. 개장 이후 2015년까지 마리나베이샌즈가 싱가포르정부에 납부한 세금, 카지노 입장료는 4조원에 달한다. 마리나베이샌즈 관계자는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의 납세액은 싱가포르의 복지, 인프라 개발 등에 사용돼 경제적 선순환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도쿄스카이트리 역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도쿄스카이트리가 세워진 오시아게 지역은 과거 화물 차량들의 차고로 사용됐다. 당연히 인적이 거의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유동인구가 수십만명에 달하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특히 토부철도 측은 도쿄스카이트리를 통한 지역상생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도쿄스카이트리 주변 지역에 위치한 식당이나 상점에 들려 스탬프를 받아오는 고객들에게는 도쿄스카이트리 캐릭터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지역 전체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됴코의 롯본기힐스는 인구 블랙홀의 역할을 수행했다. 일본 전체적으로 인구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롯본기힐스 지역 인구가 개발 전 15만명에서 현재 25만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롯본기힐스 관계자는 "롯본기힐스가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하면서 이 지역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사무실과 가게들이 증가하면서 주변으로 이사해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인구가 늘어나고 소비가 증가하면서 지자체의 재정상황도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또한 유동인구가 2배로 급등했다. 롯본기힐스 개발 전에는 이 지역을 지나는 오에이도선과 히비아선을 이용하는 인구가 하루에 12만명이었지만 개발 이후 2배 이상 증가했다. 주변 지역 개발도 속도를 냈다. 관광객들을 겨냥한 새로운 컨셉의 식당들과 가게들이 계속 생겨나면서 주변 지역은 도쿄의 새로운 트랜드 거리로 자리잡았다. 이때문에 주변 오피스빌딩의 임대료는 2배 이상 급등했다.
[도쿄 = 손일선 기자 / 싱가포르·타이페이 =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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