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최순실 "측근 다툼에 내가 피해…내가 끼어들어 이득을 봤나 뭘 봤나"
입력 2017-02-06 15:20  | 수정 2017-02-07 15:38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미르재단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측근들의 이권 다툼 때문에 도리어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최씨의 대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공개된 파일에서 최씨는 이씨에게 "차은택 감독하고 (이성한) 둘 싸움"이라며 "본인들의 싸움에 내가 등이 터진 것이다. 내가 끼어들어 이득을 봤나 뭘 봤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씨가 잠적한 상태에서 의혹이 자꾸 불거지고 보도되고 있다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또 "(이성한) 총장님이 결론을 잘 내고 해서 물러나서 그런 걸 내가 잘하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자꾸 일이 점점 커지니까 기가 막힌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 파일이 지난해 8월께 서울 잠원동 한강변에서 최씨를 만났을 때 녹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는 최씨의 태블릿PC 관련 보도가 나오기 전이자 미르재단이 최씨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설립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온 직후다.
검찰은 미르재단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최씨가 문제를 측근들의 다툼으로 돌리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최씨는 "차 감독이 물러나 있으면서 아닌 척 하고 어디로 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자기는 선량한 사람 되면서 결국 자꾸 유도해서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결국 이 총장이 다 얘기한 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에 앞선 대목에서는 "난 제일 싫어하는 게 신의를 저버리는 걸 제일 싫어 해. 난 이렇게 당하면서도, 내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검찰은 최씨가 문제의 책임을 차씨에게 돌리거나 입단속을 하려고 이씨에게 신의를 언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최씨와의 대화를 녹음한 이유에 대해 "녹음을 해 둬야 주변 사람들이 저 사실을 알게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사무총장이라는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미르재단 관련 책임을 떠안을까 봐 두려워 녹음하게 됐다는 것이다.
당초 이씨는 이 녹음파일을 한 언론사 간부에게 전달했고 이후 검찰에 넘어가 이날 공판에서 증거로 제출됐다. 다만 이씨의 녹음파일이 증거로 인정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최씨 측은 고발자들의 녹음파일에 대해 전체 대화의 일부만 선택적으로 녹음했거나 유도신문이라는 이유로 증거로 쓰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런 녹음 자체가 이뤄진 배경도 의심된다는 것이 최씨 측 견해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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