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 최순실·이성한 녹음 파일 공개…내용보니
입력 2017-02-06 13:50  | 수정 2017-02-06 13:52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미르재단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직후 측근들의 이권 다툼 때문에 도리어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측근들에게 배신 당했다면서 자신은 신의를 저버리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최씨 사이 대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공개된 파일에서 최씨는 이씨에게 "차 감독(차씨)하고 둘 싸움"이라며 "본인들의 싸움에 내가 등이 터진 것"이라며 "내가 끼어 들어 이득을 봤나 뭘 봤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차씨가 잠적한 상태에서 의혹이 자꾸 불거지고 보도되고 있다면서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또 "총장님(이씨)이 결론을 잘 내고 해서 물러나서 그런 걸 내가 잘하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자꾸 일이 점점 커지니까 기가 막힌다"고 주장한다.
이씨는 이 파일이 지난해 8월께 서울 잠원동 한강변에서 최씨를 만났을 때 녹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는 아직 최씨의 태블릿PC 관련 보도는 나오기 전으로, 미르재단이 최씨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설립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온 직후다.
이씨는 차씨와 더불어 최씨의 측근이었다가 미르재단과 관련한 의혹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재단을 나온 인물이다. 검찰은 미르재단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최씨가 문제를 측근들의 다툼으로 돌리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최씨는 "차 감독이 물러나 있으면서 아닌 척 하고 어디로 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자기는 선량한 사람 되면서 결국 자꾸 유도해서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결국 이 총장이 다 얘기한 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에 앞선 대목에서는 "난 제일 싫어하는 게 신의를 저버리는 걸 제일 싫어 해. 난 이렇게 당하면서도, 내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검찰은 최씨가 문제의 책임을 차씨에게 돌리거나 '입 단속'을 하려고 이씨에게 신의를 언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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