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2월 1일 뉴스초점-"미국 오지 마!"…왜?
입력 2017-02-01 20:33  | 수정 2017-02-01 20:55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달 20일)
-"오늘부터 새로운 비전이 이 나라를 지배할 것입니다. 무역과 세금, 이민, 외교에 관한 모든 결정은 미국인 노동자와 가정을 위해 이뤄질 것입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선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겠다는 그의 다짐은 숨돌릴 틈도 없이 곧바로 실행됐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반이민 행정명령'이지요.

이라크·시리아 등 7개 테러 위험국의 국민들을 90일 간 미국에 입국하지 못하게 했고, 시리아 난민의 영구 입국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습니다. 심지어 이들의 SNS와 휴대전화 사용 기록까지 조사하기로 했죠.

트럼프의 이런 막무가내식 정책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만 트럼프는 끄떡없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반대하는 관료에게 '날 따르든지, 떠나든지 하라'고 으름장을 놨고, 실제로 법무장관을 해고했습니다.

사실 트럼프 역시 독일 이민자의 자손이고, 그의 부인도 슬로베니아 출신입니다. 이민자가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서 대통령이 돼 이민자를 거부한다? 이 상황을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미국 카토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입국 금지된 7개 국가 출신이 미국에서 저지른 테러로 숨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특히 리비아와 시리아 출신은 테러 모의 혐의로 기소된 적도 없습니다.


거기다 테러가 빈번한 아랍에미리트나 이집트·터키 등이 제외된 이유가 트럼프 그룹이 사업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불거졌는데, 그러고 보니 9·11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라덴의 출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빠진 것만 봐도 의심스럽긴 합니다.

이렇게 비판이 쏟아져도 트럼프가 굽히지 않는 이유는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유권자의 57%가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 행정서명에 찬성을 했거든요. 이들을 위해선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필요했을 겁니다.

또, 트럼프와 같은 생각을 가졌던 사람이 있지요. '돈을 찍어내서라도 경제를 살리겠다'던 일본의 아베 총리입니다.

다른 나라가 어찌되든 오직 일본 경제만을 살리겠다는 아베노믹스는 아베 총리의 지지율을 급등하게 했고, 최근엔 소녀상과 독도 등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할 때마다 지지율 최고치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를 어쩌나요.

'일본과의 자동차 무역은 불공정하다'
같은 편인줄 알았던 트럼프가 일본 때리기에 나선겁니다. 미·일정상회담을 앞둔 일본은 지금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의 비위를 맞추고 있습니다.

자국의 이익만 추구하다 결국 또 다른 이기주의에 무릎을 꿇게 된 아베의 처지를, 트럼프 대통령이 꼭 한 번 되새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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