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용선 한국리츠협회 회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입력 2017-02-01 15:45 

"고령화 시대에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만한 상품이 없습니다. 위험한 상품에 소중한 노후자금이 쏠리지 않기 위해서도 리츠 상장 문턱을 낮춰야 합니다."
1일 정용선 한국리츠협회 회장(63·사진)은 서울 역삼동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리츠 상장요건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리츠가 매력적인 상품으로 부상한 것은 낮은 금리 때문이다. 1982년에는 국내 정기예금 금리가 13%나 돼 은퇴자들이 정기예금에만 돈을 넣어도 노후 생활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금리 수준이 낮아 좀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처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정 회장은 "금리가 낮고 평균수명이 늘어난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수단이 없으면 사람들이 투기 상품에 관심 갖게 된다"며 "리츠는 투자손실 위험이 크지 않은데 반해 수익률이 꽤 높아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건전한 노후 대비 수단으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가 리츠에 자유롭게 투자하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에 리츠가 상장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총 4개로 시가총액이 200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은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이 130조원에 이르고, 우리보다 1년 늦게 리츠를 도입한 싱가포르도 60조원이나 된다.

국내 리츠 시장 성장이 더딘 것은 상장 문턱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행법상 리츠는 연간 임대료 수입이 70억원 이상 돼야 상장이 가능하다. 임대수익률이 5%라 가정할 때 이같은 수입을 얻으려면 건물 가격이 1400억원 이상 돼야 한다.
정 회장은 "1000억원짜리 건물 임대 수익률이 1400억원 이상 되는 건물보다 더 좋을 수 있다"며 "부동산은 주식·채권 등 금융자산보다 정보 비대칭성이 작기 때문에 상장 요건을 지금 수준보다 완화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너무 규모가 작은 건물은 굳이 금융당국이 규제하지 않더라도 리츠 스스로가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지난 1982년 금융감독원에 입사해 증권시장 부원장보를 역임했다. 지난 2013년부터 5년째 코람코자산신탁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용환진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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