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강남4구로 묶인 강동구서 부동산 거래 폭증한 이유
입력 2017-02-01 06:02 
SH가 리츠에 소유권을 넘기면서 거래 건수가 폭등한 강일동 일대 리버파크 단지 전경. /사진=SH공사
[뉴스&와이] "왜 최근 실거래가보다 2억원 이상 비싸게 팔려고 하세요?" 서울 강동구 강일·상일동 일대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이 요즘 자주 듣는 물음이다.
 현재 강일동 리버파크10단지 전용면적 114㎡형의 매매 시세(5층 이상 기준)는 6억2000만~6억5000만원 선이다. 리버파크9·10단지 일대는 서울지하철5호선 강일역을 비롯한 9호선 연장선 개발 소식이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 작년 12월 말에 비해 500만~1000만원가량이 올랐다.
 그런데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실거래가를 보면 12월 10단지 전용면적 114㎡형은 4억1000만~4억3000만원 선에 거래됐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보면 현재 시세는 500만~1000만원이 아니라 2억원 이상 오른 셈이어서 수요자들로서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거래량도 마찬가지다. 강동구 일대는 지난해 말 이른바 '11·3대책'에 따라 강남4구로 묶이면서 거래절벽과 시세하락이 이어졌다고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작년 12월 거래치는 달랐다. 강동구의 2016년 12월 거래건수는 1166건으로 1년 전인 2015년 12월(410건)에 비해 오히려 3배가량 대폭 늘었다. 11·3대책의 여파로 강남이 2015년12월 603건에서 2016년 12월 496건, 같은 기간 서초가 461건에서 282건, 송파가 693건에서 535건으로 1년 전 대비 거래가 급감한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수수께끼의 배경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아파트'였다. 거래 추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12월 강동구 아파트 매매거래 1166건 중 824건은 강일동과 상일동에서 이뤄졌다. 두 동네는 SH가 지은 '리버파크1~10단지'와 '리엔파크1~3단지'가 걸쳐져 있는 곳으로 단지별로 차이는 있지만 평균 70%가량이 SH장기전세 임대물량이다.
 이런 가운데 리버파크10단지만 해도 하루에 30가구가 넘는 매매 거래가 한꺼번에 이뤄졌던 이유는 SH가 '장기전세' 소유분 일부를 리츠(REITs)회사에 넘겼기 때문이다. 전체 자산 가운데 70%가량인 17조원이 부채인 SH는 부채 줄이기 차원에서 작년 12월부터 '(주)서울임대주택제3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리츠)'에 집을 팔기 시작했다. SH관계자는 "전용 100㎡형 이상은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 공사의 자금으로 건설된 대형 주택으로 금액상 서민들의 입주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동시에 회사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에 직접운영에서 수탁운영으로 전환하는 중"이라며 "서울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해 강일·천왕·세곡지구 일대 총 28개단지 2431가구를 대상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리츠 수탁에 따른 수수료 등은 아직 논의 중이지만 세입자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게 SH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리츠가 매입한 대형장기전세주택은 소유권만 SH에서 리츠로 바뀔 뿐 시세나 보증금 상승분·계약기간·입주자 관리 등은 기존과 동일하다"며 "계약기간이 끝나 비게 되는 집은 오는 4월에 임대 모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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