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한DNA로 디지털·글로벌 금융사 만들 것"
입력 2017-01-19 21:29  | 수정 2017-01-19 22:27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19일 오후 서울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면접에 참여하기 위해 회장추천위원회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김호영 기자]
신한금융 차기회장 내정된 조용병
앞으로 3년간 신한금융그룹을 이끌게 된 조용병 지주회장 내정자는 "혁신을 강조하는 '신한의 DNA'를 계승하고 더 발전시켜 글로벌과 디지털 두 분야를 선도하는 금융그룹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내정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불확실성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20년까지 3년간 신한금융그룹을 끌고 나갈 '조용병호(號)'의 최대 화두는 글로벌 시장 진출과 디지털 사업 강화를 겨냥한 조직 혁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내정자는 2015년 신한은행 수장을 맡은 이후 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2배 수준으로 늘리고, 모바일 은행 '써니뱅크' 활성화와 빅데이터 활용 경영 도입에 나서는 등 혁신 전략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신한금융이 맞닥뜨린 경영환경은 그다지 녹록지 않고 앞으로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저금리, 저성장으로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의 순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조직을 재정비한 KB금융그룹과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 외환은행과 통합을 성공한 KEB하나은행 등이 그동안 신한이 독점해온 국내 1위 금융그룹의 위치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각각 은행, 카드 업계에서 선두자리를 유지하는 것과 달리 신한생명(6위)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5위), 신한금융투자(6위) 등은 중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도 앞으로 조 내정자가 주력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국내 시장에서는 1위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70위 수준(기본자본 기준)으로 아직 해외 유수의 금융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국내외 환경을 고려해 조 내정자는 국내 금융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는 해외시장 공략과 핀테크 사업의 적극 확대를 통해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조 행장의 차기 회장후보 결정은 강력한 경쟁자였던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예상치 못했던 중도 사퇴로 별다른 갈등 없이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특히 2010년 신한 내분사태 이후 차기 회장에 대한 시스템 승계가 사실상 첫 적용된 상황에서 그것도 유력 후보의 '양보' 덕에 만장일치로 최종 후보를 선정한 것은 신한이 과거의 아픔을 극복하고 완전한 화합을 이뤄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사태는 2010년 9월 라응찬 당시 신한금융 회장의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라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전 지주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신한 임직원들의 내분을 불러온 사건이다. 신한생명 부회장을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한동우 회장은 2011년 지주 회장으로 취임해 금융지주 회장 자격요건에 임기 중이라도 만 70세가 되면 퇴임하는 규정을 도입하고, 이에 앞서 만 69세가 되는 올해 3월에 용퇴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에 한 회장의 뒤를 잇는 후계자 선정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이번 조 행장의 회장후보 내정으로 오는 3월부터 그와 함께 손발을 맞춰야 하는 신한은행 차기 행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 지주의 최대 계열사인 동시에 순익기준(2016년 3분기 누적 1조5000억원) 국내 1위 리딩뱅크다. 신한은행 안팎에서는 이번에 회장 후보를 사퇴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행장 선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보고 있다. 금융지주 내부에서는 1958년생인 김형진 부사장과 1960년생인 임영진 부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지주 회장, 행장 교체에 맞춰 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의 세대교체도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