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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신한금융 이끌 새 캡틴…조용병·위성호 양강구도
입력 2017-01-19 17:27  | 수정 2017-01-19 20:01
자산 371조원(연결기준)의 국내 1위 금융그룹인 신한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이 19일 밤 결정된다.
차기 회장은 2001년 9월 신한금융지주가 출범한 이후 라응찬(초대), 한동우(2대) 회장에 이어 제3대 회장으로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3년의 임기 동안 신한금융을 이끌게 된다. 현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인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전직 CEO인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까지 3명의 후보가 이날 최종 면접을 거쳤고 이 가운데 조 행장과 위 사장의 양강 구도로 차기 회장 추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신한금융지주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신한지주 차기 회장 후보 3명에 대한 최종 면접과 평가를 진행했다. 이날 회추위는 세 후보의 성과와 역량, 자격 요건 적합 여부 평가와 외부 컨설팅 업체를 통한 평판 조회를 진행한 후 오후 3시부터 최 전 사장을 시작으로 위 사장, 조 행장과 차례로 최종 면접을 진행했다. 이상경 회추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2011년 만들어진 지주 경영승계 계획에서 요구하는 도덕성과 신한 가치 구현 능력, 통찰력, 글로벌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 신한 사태라는 아픔을 겪었던 만큼 안정적으로 승계 절차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차기 회장 경쟁구도가 조 행장과 위 사장의 대결로 좁혀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가운데 신한금융그룹 최대 계열사를 이끄는 조 행장이 낙점될 가능성을 좀 더 높게 관측하고 있다. 조 행장은 특히 신한 내분 사태에서 중립적 노선을 지켰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되며 2015년 초 신한은행장에 전격 발탁됐고 이후 강력한 리더십과 업무 추진력을 앞세워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인식돼 왔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2011년 은행 리테일부문장 겸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2013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거쳐 2015년 신한은행장으로 부임한 바 있다. 은행 수장을 맡은 후에는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와 불안정한 시장 상황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3분기까지 당 은행 당기순이익을 1년 전보다 20% 늘리는 등 취임 이후 지금까지 신한은행이 국내 '리딩 뱅크' 자리를 지키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왔다.

조 행장과 경쟁하고 있는 위성호 사장도 경력 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는 차기 회장 후보다. 1985년부터 신한은행에 몸담은 이후 PB사업부장, HR팀장, 경영관리담당상무, 금융지주 부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2013년 신한카드 대표를 맡아 당시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경영에 접목한 빅데이터센터를 출범하고 모바일 플랫폼 '신한 판(FAN)'을 시장에 안착시키는 등 뛰어난 경영 성과를 보인 결과 지난해 연임에 성공하며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앞서 2015년에도 신한은행장 자리를 놓고 현 조 행장과 격돌했을 만큼 신한 내에서 조 행장과 함께 차기 리더감으로 꾸준히 인식돼왔다.
이번 차기 회장 선임은 2010년 신한 내분 사태 이후 차기 회장에 대한 시스템 승계가 사실상 처음 적용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한생명 부회장을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한동우 회장은 2011년 지주 회장으로 취임해 지주회사와 각 자회사의 지배구조와 경영승계 계획을 체계적으로 상시 관리하는 틀을 만들어 신한 사태의 재발을 막는 제도적인 안전 장치를 구축했다. 특히 금융지주 회장 자격 요건에 임기 중이라도 만 70세가 되면 퇴임하는 규정을 도입하고, 이에 앞서 만 69세가 되는 올해 3월에 용퇴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에 한 회장의 뒤를 잇는 후계자 선정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한편 이날 추천된 후보는 2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된 후 오는 3월 신한지주 정기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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