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구본준 부회장, 첫 글로벌 CEO 전략회의 주재…美 공장건설 의견 들어
입력 2017-01-19 16:43  | 수정 2017-01-19 16:57
19일 LG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구본준 (주)LG 부회장(가운데)이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왼쪽), 하현회 (주)LG 사장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 = LG]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역할이 강화된 구본준 (주)LG 부회장이 처음으로 LG그룹의 '글로벌 CEO 전략회의'를 주재했다. 구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경제정책에 따른 미국 공장 건설에 대해 CEO들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사상 처음 미국 공장 건설을 위해 유력 후보지로 테네시주 등 남동부 지역을 포함한 1~2개 지역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LG그룹 최고경영진들은 18~19일 이틀간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에 모여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구 부회장은 CEO들과 함께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된 선진국들의 제조업 중시와 사드 배치 이후 잇따른 보복조치를 하고 있는 중국 시장 대응 방안 등에 대해 토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내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출시될 'G6(가칭)'를 스마트폰 사업 흑자 전환의 신호탄으로 만들기 위해 그룹 차원의 협력도 요청했다.
구 부회장과 최고 경영진 40여명은 1박 2일간 20여 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구 부회장의 '글로벌 CEO 전략회의' 주재는 지난해까지의 '신성장사업추진단장' 역할에서 더 나아가 그룹 운영 전반을 살피고 주요 경영회의체를 주관하며 이끌어가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LG는 지속 성장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이번 전략회의 주제를 '영속하는 기업으로의 도전과 과제'로 삼았다. 이번 전략회의에는 구 부회장과 함께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계열사 CEO와 사업본부장 등 최고경영진 40여명이 참석했다.
구 부회장은 "대내외 경영환경, 특히 경쟁 국면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게 변하고 있다"며 "과거의 성공과 그 방식에 얽매여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면 이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의 근간인 R&D와 제조 부문을 중심으로 제품 차별화와 생산 효율화로 경쟁력과 수익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저성장,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예측력 제고에 기반을 두고 잠재위험을 발굴하고 해결해 나가는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CEO들에게 당부했다.

이는 지난 연초 시무식에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 400여명이 한편의 동영상을 시청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동영상은 '70년을 넘어 영속하는 기업으로 가기 위한 혁신'을 주제로 아디다스·GE·코닝·바스프 등 4개 기업의 혁신사례를 담았다. 모두 60~160여년 동안 사업을 이어오며 각각 제조혁신·연구개발(R&D)혁신·사업구조 혁신에 성공한 기업이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100년 넘어 영속하는 기업이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지속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LG CEO들은 글로벌 저성장 고착화와 신보호무역주의의 확산 등에 대한 토론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CEO들은 최근 미국·독일 등 선진국들의 제조업 중시 정책과 중국의 빠른 산업고도화 등이 한국 제조기업의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에 대한 돌파구로 LG는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기술을 제조업에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신사업으로 이어가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LG전자는 이날 전세계 언론에 내달 열릴 MWC에서 공개될 G6 발표 초청장을 발송했다. 이 초청장은 움직이는 사진으로 제작해 역동적인 느낌을 더했다. 잔잔한 호수 위 밤하늘에 쏘아 올린 폭죽을 따라 화면이 점점 커지다가 18대 9 비율에 이르면 폭죽이 화려하게 터진다. 이는 LG디스플레이가 LG전자에 차기 스마트폰용으로 공급한 디스플레이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포석이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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