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변화하는 제3지대 밑그림` 반기문과 선 긋는 손학규 김종인
입력 2017-01-19 16:32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보수 진영'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반 전 총장에 거리를 두면서 '제3지대' 밑그림이 흔들리고 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 역시 제3지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제3지대 정계개편론이 기존 예상과는 다른 흐름으로 갈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제3지대 정계개편론과 관련해 양 극단을 배제하고 반 전 총장과 바른정당을 포함해 새로운 세력을 만든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설득력을 얻어왔다. 여기에 개헌을 주장하며 정계개편을 모색해온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비대위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역시 제3지대에 합류하고 '제3지대 플랫폼'을 주장해온 국민의당 역시 힘을 합쳐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왔다.
그러나 국민의당, 김 전 대표, 손 전 대표가 반 전 총장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제3지대론에도 변화가 생겼다. 여기에 '반풍(潘風)'이 예상보다 미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제3지대 주창 세력이 반 전 총장에 대한 기대를 접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19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반 전 총장은 준비 안 된 대통령 후보로서 우리와 함께 하기에는 정체성에서 완전히 거리가 멀다"며 "위트로 넘길 수 있는 문제도 사사건건 기자들에게 'X'를 붙인다든지 이런 것은 진짜 준비가 안된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융통성이 있다"고는 했지만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 역시 반 전 총장에게 "별로 매력을 못 주는 것 같다"고 했고 손 전 대표 역시"수구세력에 얹혀 무언가를 하려 한다면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승민 의원도 제3지대에서 스스로 멀어지는 모양새다. 유 의원은 17일 "개헌을 연결고리로 하거나 친박(친박근혜), 친문(친문재인)만 아니면 모두 모이자는 것은 원칙없이 대선만 바라보는 연대"라고 주장했다.
반 전 총장의 '제3지대 합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 전 총리는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통해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정 전 총리 입장에서 '동반성장' 가치만 추구한다면 기존 세력과 손을 잡을 수 있는만큼 그동안 제3지대 합류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왔다. 여기에 정 전 총리 고향이 충남 공주라는 점에서 반 전 총장을 대신해 충청권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존 세력 사이에서도 정 전 총리를 끌어들이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제3지대론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박 대표는 이날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정 전 총리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정석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