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늦겨울 강원도 평창에 눈처럼 음악이 내린다. 내달 15~19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17 평창겨울음악제의 주제는 재즈와 클래식의 구성진 조화다.
평창겨울음악제(예술감독 정명화·정경화)는 지난 10년 넘게 여름시즌 열려온 대관령국제음악제의 겨울 버전.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시작된 이 음악제는 올해로 2회 째를 맞았다. 남녀노소 부담없이 흥겹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인다는 모토로 재즈가 등장했다.
"음악은 결국 흥이라고 생각해요. 클래식 음악에서 나오는 흥이 좀더 복잡하다면, 재즈는 그 순간순간 폭발적인 흥이 분출되지요."(정경화 감독)
19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경화 감독은 "올림픽에 참여한 전 세계 젊은이들이 다 함께 몸을 흔들며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5일 간 총 여덟번이나 설원에서 펼쳐지는 공연들의 주인공은 한 마디로 재즈계의 거성과 빛나는 클래식계 신성들이다. 올해 그래미상 2개 부문 후보에 오른 세계적 재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존 비즐리와 전설적 밴드 롤링 스톤즈의 베이시스트 데릴 존스가 이번 음악제를 위해 내한한다.
이날 참석한 비즐리는 "마일스 데이비스는 재즈를 '사회적 음악'이라고 했다"며 "현장의 무드와 관객들의 반응을 그때그때 반영해 모두가 즐기는 무대를 만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즐리가 이끄는 7인조 밴드 몽케스트라와 국내를 대표하는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의 공연도 놓치기 아쉬운 무대다.
클래식 쪽 라인업도 반짝인다. 부예술감독을 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필두로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 클라리네티스트 김상윤 등 실력파 젊은 연주자들이 대거 출동한다. 15일 오프닝 무대에서는 예술감독인 첼리스트 정명화와 명창 안숙선이 작곡가 임준희의 '판소리, 첼로, 피아노와 소리북을 위한 세 개의 사랑가'를 선보인다.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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