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세먼지 폭탄에 어린이집·유치원 야외활동 취소
입력 2017-01-19 14:40 

"속수무책입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사전 예약 절반 정도가 취소됐습니다"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G 수원 눈썰매장 관계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어린이집과 유치원 단체 10팀이 사전예약 되었는데 전날 저녁부터 당일 아침까지 약 40%에 해당하는 팀이 예약을 취소했다. 한 팀당 50∼80명으로 약 300여명의 예약분이 취소된 것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갑자기 예약을 취소한 이유는 전날 경기도에 발령된 초미세먼지(PM 2.5) 주의보 때문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심하니 어린이집과 유치원도 '야외활동을 자제해달라'는 학부모님들 민원에 체험활동을 가급적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제 막 날씨가 추워져 시즌이 본격 시작했는데 미세먼지까지 문제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용인 한국민속촌 내 썰매장에서도 같은 이유로 이날 사전 예약된 어린이집 유치원 단체 20팀 중 3팀 250명의 예약이 취소됐다.
경기도는 지난 18일 중부권(수원, 안산, 안양, 부천, 시흥, 광명, 군포, 의왕, 과천, 화성, 오산)을 제외한 전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올해 들어 두 번째 초미세먼지 주의보다.

발암물질을 포함한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정도로 작아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허파꽈리까지 그대로 침투하기 때문에 미세먼지보다 인체에 해롭다. 미세(PM10)·초미세먼지(PM 2.5)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학부모들의 관심도 많아지자 유치원과 어린이집 야외활동에 변화가 생겼다.
수원의 A사립유치원은 미세먼지 공습이 날로 심해지자 올해부터 '실외활동 세부규칙'을 만들어 미세먼지가 심한 날 야외활동 여부를 정하고 있다. 전날 오후 6시 또는 늦어도 당일 오전 9시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해 그날의 야외활동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 이 방침에 따라 A유치원은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18일과 이날 예정된 야외 숲활동을 전면 취소했다.
A유치원 원장은 "공기 질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관심이 워낙 높아 정부 차원의 매뉴얼이 나올 줄 알았는데 올해까지도 나오지 않아 내부 운영위원회 논의를 거쳐 자체 규칙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의보가 뜰 때마다 무조건 야외활동을 금지하면 유치원 교육활동 자체가 힘들어져서 학부모 의견을 받아 자체 기준을 만든 것"이라며 "원아들의 건강권과 교육, 보육권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노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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