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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사임당, 조선의 워킹맘…이영애 멋내지 않는다"
입력 2017-01-17 15:28  | 수정 2017-01-17 16:37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발랄하고 섹시한 것은 없다. '사임당'이 가진 진정한 깊이와 감동이 있다. 칼질보다 무서운 붓놀림으로 즐거움을 드리겠다."
윤성호 PD는 17일 서울 양청구 목동SBS에서 열린 SBS 새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제작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작품을 향한 기대를 드러냈다.
'사임당'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 분)이 이탈리아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일기에 얽힌 비밀을 푸는 퓨전 사극이다. 현대과 과거를 오가면서 사임당과 이겸(송승헌)의 인연을 그린다.
지난해 상반기에 촬영을 모두 마친 '사임당'은 200억원에 이르는 제작비와 배우 이영애가 지난 2003년 '대장금' 이후 14년 만에 복귀하는 드라마 작품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26일 오후 10시 처음 전파를 탄다.
윤 PD와 박은령 작가는 '사임당'에서 호흡을 맞춘다. 윤 PD는 앞서 '태왕사신기'(2007) '비천무'(2008) '탐나는도다'(2009) '고봉실아줌마 구하기'(2011)를 연출했고, 박 작가는 '두번째 프러포즈' '인생이여 고마워요'에 이어 윤 PD와 '고봉실아줌마 구하기'를 작업했다.

다음은 '사임당'을 제작한 윤 PD, 박 작가의 일문일답이다.
-'사임당' 이야기가 타임슬립(현재에서 과거로 거슬러가는 진행)으로 이뤄진다.
"2014년 7월 시놉시스가 처음 나왔다. 지난해 5월 촬영을 마쳤다. 가장 먼저 타임슬립을 다뤘지만 방영이 늦어진 것이다. 작품을 구상하게 된 모티브 중에 조신시대 여인의 비망록이 있었다. 글을 잘 쓰고 절절했다. 작가로서 이 여인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인터스텔라'를 재밌게 봤다. 현대의 서지윤과 과거의 사임당의 엇갈린 뫼비우스의 띠를 표현하고 싶었다."(박 작가)
-중국 '한한령' 때문에 방영 일자가 미뤄졌다.
"한한령에 예민한 것은 사실이다. '사임당'은 우선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한 자부심, 좋은 드라마를 위해 제작한 것이다. 정치적인 이슈 때문에 한중이 서로가 차갑게 돌변했으나 아직 '사임당' 심의 결과가 중국에서 나오지 않았다."(윤 PD)
-신사임당을 주제로 드라마를 제작한 이유가 있는가.
"사극으로 만들기 쉽지 않은 인물로 사임당이 꼽혔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도전하게 됐다. 사임당이 살면서 어마무지한 작품을 남겼다. 율곡의 어머니, 5만원권의 주인공이 아닌 당시 화가 신씨로 불렸다. 사임당은 워킹맘이면서 예술가였고, 아이 일곱명을 키웠다. 자신의 예술을 구현하면서 가정 경제를 이끌었다. 조선의 워킹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박 작가)
-뻔한 전개로 흐를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가편집된 30부작을 봤다. (작업 때문에) 3년 동안 교도소에 있다가 나온 느낌이다. 큰 작품을 한 뒤 비워내려고 했다가 작품을 봤는데 정말 놀랐다. 미리 작품이 나갔으면 저희가 블랙리스트 1호가 됐을 것이다. 작품에 정말 자신 있다."(박 작가)
-이영애를 신사임당 역에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영애가 사극하는 모습 외에도 현대작의 연기를 보고 싶었다. 사극 하나로만 이영애를 보여주는 것은 아까웠다. 이영애에게 이번 작품이 '짬짜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애와 사임당이 정말 닮았을 것이다. 사임당과 매우 적합한 배우였다."(박 작가)
-이영애의 상대 역은 송승헌이다.
"송승헌을 처음 보고 나도 모르게 손이 오그라드는 멘트를 하더라. (송승헌의) 눈동자가 정말 반짝였다. 남자는 마흔이 넘어야 제대로 된 연기를 하는 듯하다. 이번 작품에서 정말 농익은 연기를 한다. 굉장히 멋있다."(박 작가)
"송승헌에게 수염을 달아놓으니 기대했던 것보다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캐릭터가 탄생했다. 송승헌도 '사임당'을 통해 중후한 남성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갈 것이다."(윤 PD)
-그동안 사전 제작 제품이 실패한 예가 적지 않다.
"'태양의 후예'도 흥행 작품이 되기 전에 '재미가 없다'는 소문이 있었다. 막상 공개된 뒤에 어마어마한 작품이 됐다. 매우 부럽다. 사전 제작의 좋은 전례를 남겼다. '태양의 후예' 만큼 사전 제작 작품의 성공을 거둬서 좋은 드라마 제작 환경이 됐으면 한다."(윤 PD)
-주인공 신사임당이 교훈적인 내용을 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신사임당이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듯하다. 저희 작품은 그렇지 않다. 고고한 사임당이 아닌 충분히 인간적이면서 솔직하고 옆에 있는 아줌마가 사임당일 수 있다는 느낌이다. 이영애도 멋내지 않으면서도 소박하고 솔직한 감성으로 시청자를 흔들 것으로 기대한다."
-주연 배우들 외에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있는가.
"그림 그리는 장면이 굉장히 많다. 박 작가가 작정하고 그림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칼질보다 무서운 붓놀림이 즐거움을 드릴 것이다. 드라마 안에서 보여지는 한복의 아름다움도 있다."(윤 PD)
"시놉시스 단계부터 화가 선생님과 접촉을 하면서 도움을 얻었다. 그림을 정말 많이 그렸다. 한국 미술의 미(美)를 보여주고 싶었다. 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이는 색깔의 미를 전하고 싶었다."(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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