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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M&A후유증 해소하나…인터넷 전문은행·1인 온라인방송 시동
입력 2017-01-09 17:34  | 수정 2017-01-09 19:19
카카오가 올해 상반기 1인 온라인 방송이나 인터넷 전문 은행과 같은 각종 신사업과 사업 재편을 통해 작년 대형 인수·합병(M&A) 후유증을 털어낼지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작년 한 해 주가가 33.5%나 하락하며 암흑기를 보낸 카카오는 일단 새해 첫 주(1월 2~6일) 부활의 시동을 건 모습이다. 카카오 주가는 이 기간 8.7% 상승했는데 검색·온라인 광고 매출이 주력인 비슷한 국내외 종목 중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다. 같은 기간 미국 구글 지주사인 알파벳(4.1%)을 비롯해 페이스북(7.3%)과 네이버(3.1%)의 주가 수익률을 뛰어넘었다. 작년 주가 조정에 따른 기술적 반등과 함께 올해 각종 신사업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다음달 16일 카카오TV와 다음TV팟을 통합해 새로운 카카오TV를 선보인다. 이 같은 통합으로 1인 방송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주된 수익모델로 가져갈 계획이다. 기본적인 수익 구조는 1인 방송 제작자들의 방송을 보고 시청자들이 후원금을 보내면 이를 카카오와 제작자가 나눠 가지는 방식이다. 비슷한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아프리카TV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올해 예상 실적 기준 21배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성장 사업에 속한다.
특히 카카오는 관련 동영상이 재생될 때마다 연결된 광고 수익의 일정 부분을 제작자에게 제공하는 '특전'으로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당근 정책'은 기존 아프리카TV에선 없던 혜택이어서 인기 제작자가 대거 카카오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카카오톡(카톡)과의 연계로 1인 방송시장 확대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카톡은 국내 모바일 메신저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어 1인 방송 콘텐츠의 파급력이 클 것이란 예상이다.

2015년 말 예비인가를 통과한 카카오뱅크에 대한 기대도 높다. K뱅크에 이은 국내 2호 인터넷 전문 은행인 카카오뱅크(자본금 3000억원)가 지난 6일 금융위원회에 본인가 신청을 함에 따라 올 상반기부터 본격 영업이 예고됐다.
또 카카오는 카톡·카카오택시·카카오페이지와 같이 잘 알려진 콘텐츠를 일상과 연결해 본격적인 생활 밀착형 광고를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광고시장에서 네이버와의 정면 대결을 피하고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광고주가 카톡을 통해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뉴플러스친구'나 카톡의 새 검색 도구인 '서치라이트' 같은 수익 기반 사업이 올해 대거 시작된다.
올해 반격을 위해 카카오는 작년까지 수익성이 낮은 광고를 제거하는 작업을 남몰래 진행해왔다. 이 때문에 네이버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작년 1~9월 네이버의 광고 매출액은 7490억원인 데 반해 카카오는 1269억원 수준으로 6배까지 차이가 났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매출의 절반을 책임지는 광고 분야 수익성이 살아나야 주가가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걸림돌은 작년 초 1조9000억원을 들인 로엔엔터테인먼트(로엔) 인수 효과다. 일부에선 아직 본격적인 M&A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M&A 대가는 컸다. 그동안 무차입 경영을 해오던 카카오는 로엔 인수로 작년 9월 말 현재 순차입금 3439억원, 총차입금 1조129억원으로 재무 압박이 심해졌다. 성과는 예상보다 저조한 편이다. 작년 3분기 기준 카카오의 음악 사업 매출은 '멜론'이란 음원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로엔의 실적이 포함됐지만 2015년 동기 대비 5.5% 성장에 그쳤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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