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건희 회장 생일인데…"수뇌부 특검출석에 착잡한 삼성
입력 2017-01-09 16:15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현재 삼성서울병원 VIP실에 입원 중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9일 병상에서 75번째 생일을 맞았다. 공교롭게도 이날 삼성그룹의 수뇌부인 미래전략실 핵심 관계자가 특검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삼성그룹의 안살림을 책임지는 최지성 부회장과 대외 업무를 담당하는 장충기 사장은 이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회장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부탁에 따라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를 지원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게 삼성의 지원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님이 병석에 누운 이후 별다른 행사가 없었다"면서도 "두 분(최지성·장충기)께서 오늘 특검에 출석하면서 착잡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사장단과 함께하는 생일잔치를 열지 않고 있다. 오너가가 이 회장의 병문안을 했던 게 전부다. 올해도 아내인 홍라희 리움 미술관 관장과 자녀인 이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 등이 삼성서울병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 측은 이날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지만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현재 삼성과 박 대통령 측은 모두 뇌물죄(제3자 뇌물) 성립의 구성요건인 '부정한 청탁'을 전면부인하고 있다. 정씨에 대한 지원이 대가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9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삼성의 정씨에 대한 지원을 인정하면서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무관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마지막 국회 국정조사특위 출석 요구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그는 과거 수차례 앓았던 이석증이 최근 재발해 어지러움과 두통, 구토 증세를 겪고 있다고 국회에 알려왔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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