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블랙리스트`에 분노한 연극인들, 광화문광장에 극장 세워…10일 개관식
입력 2017-01-09 15:12  | 수정 2017-01-10 15:38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인해 공공극장에서 제외됐던 연극인들이 광화문광장에 직접 극장을 만들었다.
9일 극장 고래 등에 따르면 이해성 극단 고래 대표를 비롯한 연극인들이 주도해 만든 '광장극장 블랙텐트'가 오는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관식을 갖는다.
연극인들은 새해 첫 주말 촛불집회가 열렸던 지난 7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바로 뒤편에 폭 8m, 길이 18m, 높이 5.5m가량의 철골구조물을 세웠다.
블랙텐트 측은 "박근혜 정부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정부를 비판하거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예술인들에 불이익을 줬다"며 "블랙리스트 작성과 예술 검열로 인한 배제는 단지 예술가들의 피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정치 질서의 기반을 파괴한다"고 밝혔다.

블랙텐트는 광장을 찾는 시민과 함께하는 임시 공공극장을 표방하며 박근혜 정부가 퇴진할 때까지 운영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나, 각종 국가범죄 피해자들과 노동자들을 다룬 연극 또는 마임공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3일 개관 기념 공연을 갖고 16일 이후부터 평일 오후 8시마다 공연이 열린다.
이해성 대표는 "국립극장 등이 공공극장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공공극장을 세운 것"이라며 "정부가 예술가들이 해야 할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한다면 광장에 나와서라도 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상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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