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황교안 권한대행, 주말 행보는 안보에 집중
입력 2016-12-11 16:56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주말 내내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국정을 챙기며 혼란을 수습하고 나섰다. 가장 시급한 현안인 외교·안보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등 위기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보 현안 가장 집중적으로 챙겨
11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황 권한대행은 각 부처에 내린 지시사항에 대한 이행 상황을 보고받고 이를 취합했으며,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이 이를 유선 등의 방법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후에는 서울 용산에 위치한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첫 외부일정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 이순진 합참의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황 권한대행은 올들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이용한 전략적 도발이 지속됐고, 북한 지도부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지 추가 도발이 가능하다”며 NLL 인근에서의 재래식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엄중한 안보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개미구멍이 둑을 무너뜨린다는 의미의 ‘제궤의혈(堤潰蟻穴)이라는 사자성어를 강조하며 권한대행 보좌에 차질이 없도록 실·국 간 정보공유와 협업을 강화하고, 각종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첫 외부일정을 안보관련 행보로 소화한 이유는 민생현장을 처음 방문한 고 전 권한대행 때와 비교해 악화된 남북관계 상황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고 전 권한대행은 첫 외부일정으로 충청지역의 폭설피해 복구현장을 살펴봤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당시 안보 상황과 지금 상황은 여러 면에서 다르다. 북한 김정은 체제가 호전성을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어떻게 행동할지 잘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비서실장 보고 받고 청와대·총리실 역할 분담 논의
앞서 황 권한대행은 10일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업무조정 문제를 보고받고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사이의 역할분담 협의를 시작했다. 양 측은 지난 2004년 고건 전 권한대행의 전례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의 업무는 청와대에서, 총리 업무는 총리실에서 보좌하기로 대략적인 틀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안보 등 외치 분야의 경우에는 총리실보다는 청와대가 훨씬 전문적인 만큼 청와대 비서실 또는 국가안전보장회의의 보좌를 받을 계획이다.
청와대에서 황 권한대행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창구 역할은 강석훈 경제수석에게 맡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강 수석이 현재 공석인 정책조정수석 대행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직무정지 기간에 박봉흠 청와대 정책실장이 당시 고건 권한대행과 청와대 사이의 연락채널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참고로 한 것이다.
황 권한대행이 청와대 수석회의를 주재할 지도 주목된다. 2004년 고 전 권한대행은 당시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고 결과만 보고받았다. 그러나 정권 초반이었고 애초부터 탄핵안 기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던 당시 상황과 임기 말 ‘최순실 게이트의 후폭풍이 거센 현 상황이 판이하다는 점에서 황 권한대행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직접 주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여권서 황교안 대망론?
한편 여권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을 대안 후보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선필패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시간마저 촉박하지만 그야말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보자는 차원에서다. 한 친박계 핵심 중진 의원은 반기문 총장의 합류가 약속되지 않은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은 자격 면에서 여권의 ‘1등 주자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앞으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기간을 포함해 최장 8개월에 달하는 기간 국정을 무리없이 운영해나간다면 황 권한대행이 적절한 ‘대안주자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김태준 기자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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