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떠나는 김병준 “현 상황 위중, 내각에 힘 실어달라”
입력 2016-12-11 15:52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과 함께 국무총리 내정자 지위가 소멸된 김병준 전 내정자가 11일 자신의 블로그에 난국이 또 다른 난국을 잉태해선 안된다”고 짤막한 소회를 남겼다. 지난달 2일 의해 총리 지명을 받은 지 37일만이다
김 전 내정자는 이제 저는 총리후보 내정자로서의 활동을 그만두고자 한다”며 법적지위는 황교안 총리의 권한대행체제가 자리 잡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소멸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잘못된 정치에 잘못된 지도자들, 잘못된 정부에 잘못된 대통령, 모든 것이 잘못돼 가는 것을 안 지가 어제 오늘이 아닌데 그동안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라며 한 때 국정에 깊이 관여했던 사람으로서 심한 책임감과 자괴감이 온 몸을 휩싼다”고 토로했다.
김 전 내정자는 이제 다른 길은 없다. 현 내각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내각은 국정의 동력인 여야 정치권 및 시민사회와 협의하는 전환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국민의 승리이다. 시민사회의 역량에서 새로운 나라에 대한 희망을 보았다”면서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와는 비교되지 않을 위중한 상황이다. 내각이 이를 관리할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이어 탄핵소추 이전에 시민 사회와 여야로부터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립내각이 구성되었어야 했다”며 협치를 해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 그러지 못해 유감이다”는 심경을 전했다. 김 전 내정자는 그동안 언론과 가진 수차례의 인터뷰에서 국회가 합의한 거국 중립 내각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이 아픈 역사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시민사회의 역량이 정치, 경제, 사회 곳곳에서 살아서 움직이는 나라를 만드는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겠다”며 수백 만 촛불을 통해서 본 국민적 아픔과 분노, 그리고 그 속에서 본 새로운 나라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매일경제 기자에게 글에서 모든 심경을 다 이야기했다. 이제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아내와 며칠간 지방을 다녀오겠다”고 전했다.
[박태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