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열달만에 판 외국인, 트럼프株는 샀다
입력 2016-11-30 17:48  | 수정 2016-11-30 19:44
미국 대선 이후 코스피가 2000선을 하회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10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10개월 만에 최대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며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가 모두 부진한 증시에서 선별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수혜주를 담는 모습을 보였다. 11월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162억원어치를 팔았다.
올해 1월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약 3조원의 순매도를 보여준 이후 9개월간 이어진 순매수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만 11월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 이탈은 한국만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가 아닌 글로벌 시장 환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11월 23일 기준으로 4주 연속 신흥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진행됐다. 신흥국의 달러화 대비 통화 약세가 지속되며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에서 최근 2주간 50억달러의 자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당선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발생해 자연스럽게 돈이 선진국으로 몰린 것"이라며 "국제 추세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이 떠나면서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자 기관들은 오히려 저가 매수에 나섰다. 올해 1월 3조원 넘게 순매수한 이후로 최대 규모인 1조8225억원어치 주식을 지난 한 달간 샀다.
다만 12월 코스피는 외국인이나 기관 모두 일방적 순매수·순매도 방향성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 지수는 계속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들은 트럼프 수혜주를 주로 담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 규제 완화,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확대 등 트럼프 정부 정책 기조로 금융, 방위산업, 기계, 반도체 업종의 혜택을 예상하고 있다. 외국인은 11월 신한지주(2003억원), 하나금융지주(1374억)를 비롯해 한화테크윈(578억원), LIG넥스원(349억원) 등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렸다. 기관들은 한국항공우주(3024억원), SK하이닉스(2464억원), KB금융(1552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샀다.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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