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영어능력평가시험, 현실 외면한 것"
입력 2008-01-25 08:55  | 수정 2008-01-25 08:55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내놓고 있는 새 교육 정책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영어능력평가시험 도입과 관련해서는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사설 학원들 조차도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처방이라며 부작용을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교육정책이 바뀔 때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다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입니다.


말하기와 쓰기를 추가한 영어능력평가시험을 도입한다는 인수위 발표로 수강생이 크게 늘거라며 일단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이와함께 걱정거리도 생겼습니다.

우선 학생들을 가르칠 강사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수강생이 급격히 늘어날 게 뻔한데, 말하기와 쓰기를 제대로 가르칠 검증된 강사수는 극히 제한돼 있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영어 사교육 시장 조차 대응 능력을 잃게 돼, 결국 어학연수나 조기유학을 택하는 학부모나 학생들이 크게 늘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 김기훈 / 대치동 ㅆ어학원 대표
-"조기유학이나 어학연수 방법을 알고 있는 학부모들은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거든요. 이게 대세라는 식으로 인식되면 교육은 붕괴되는게 아닐까..."

대학별 본고사를 막고 논술시험 부담을 줄이겠다는 인수위 처방도 현실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어 보입니다.

인터뷰 : 대치동 논술학원 강사
-"논술이라는 시험제도를 안 취할 뿐이지 교과공부나 학교평가에서 더 보강이 되고 있죠."

한마디로 학생들에겐 논술과 수능부담, 그리고 내신 부담은 고스란히 남겨둔 채, 말하기와 쓰기가 추가된 또다른 영어시험 부담까지 더해진 셈입니다.

인터뷰 : 유병화 /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이사
-"등급제의 폐단이 너무 커서 등급제가 없어지면서 다른 문제들이 묻히는데 내년 이맘때 다시 반론이 불거질 것으로 봅니다."

새로 바뀌는 대학 입시정책은 이미 초등학생들까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 예비중학생
-"(제도가) 바뀌기 전에 공부하고, (제도가) 바뀌니까 그 수준 따라가려면 더 공부해야 되괴... 더 힘들어지고 스트레스 받아요."

인터뷰 : 예비중학생
-"자꾸 영어가 힘들게 느껴져요. 자꾸 뭘 외워라, 주입식으로 압박하니까."

이혁준 / 기자
-"사교육은 이미 입시정책의 변화만으로는 치유할 수 없을 만큼 병들어 있습니다. 탁상행정식 교육정책이 아닌 과외에 찌든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교육정책이 필요합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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