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장하면 `우수수` 새내기株
입력 2016-11-14 17:36  | 수정 2016-11-14 20:01
#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픽셀플러스는 지난해 6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하지만 상장 전까지 수익성이 매년 눈에 띄게 악화하고 있었다. 픽셀플러스의 영업이익은 2013년 464억원에 이어 2014년 218억원, 지난해 10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기업공개(IPO)를 진행했고 거래소도 이를 승인했다. 하지만 상장 후 픽셀플러스는 적자기업으로 추락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만 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3만8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도 60% 이상 하락한 1만5000원 선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이 기업에 투자한 애꿎은 개미투자자들만 가슴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주식시장에 상장한 새내기주가 줄줄이 '계륵'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나마 이익을 내던 비상장사들이 상장과 동시에 이익이 반 토막이 나거나 아예 적자기업으로 돌변하면서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재무제표와 성장성을 분석해 기업 상장을 도와야 할 증권사들이 상장 수수료만 챙기는 데 급급해 상장 전 기업 전망뿐만 아니라 상장 이후 관리까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시장 상장 50개 기업(스팩 상장 기업 44개 제외) 중 올해 실적(반기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기업은 총 9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시장에 데뷔한 코스닥 기업 중 20%가량이 1년 만에 적자 기업으로 추락한 셈이다. 상장의 필수 요건으로 불리던 재무안정성과 성장성은 상장과 동시에 다른 세상 얘기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해 일부 증권전문가는 IPO 기업들의 실적 널뛰기가 사업·시장 예측 실패보다는 해당 기업과 주관사들에 관행으로 자리 잡은 실적 부풀리기의 폐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5년 이상 10억원대 영업이익을 이어오던 전자부품 업체 파인텍은 상장 해인 2015년 영업이익이 118억원까지 증가했다.
반대로 올해에는 3분기 누적 영업손실만 103억원을 기록했다.
[이용건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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