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폭·가수 연루된 1조원대 스포츠도박 사이트 적발
입력 2016-11-14 15:23 

판돈이 무려 1조원 규모로 오간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가 경찰에 적발됐다.
불법 도박판을 운영한 일당들은 미국과 일본에 서버를 두고, 총 70여개 이상 대포통장을 이용해 판돈을 유통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 불법 도박사이트에는 서울과 지방의 폭력집단이 조직적으로 개입돼 있었고, 유명 가수까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인터넷 스포츠도박사이트 ‘1-conn.com(원커넥트)와 ‘bp-ip.com(비플) 를 운영한 총책 김모(42)씨와 불법 도박판 환전에 필요한 대포통장을 공급한 장모(34)씨, 도박을 한 가수 정모(31)씨 등 5명을 도박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6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김씨 등은 지난 2010년 7월 9일과 2015년 8월12일 각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일본 오사카에 불법도박사이트 서버를 설치하고, 적발을 피하기 위해 사이트 주소를 바꿔가며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왔다.

지난 2011년부터 올 7월까지 유령법인회사를 설립해 총 74개의 대포통장 계좌를 개설, 도박사이트에서 충전·환전 계좌로 이용했다. 이 사이트에서 오간 판돈만 총 9621억원에 달했다. 이들은 개인계좌보다 법인대포통장이 고액을 유통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을 악용해 유령법인회사를 만들어 대포통장으로 게임머니 등을 환전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ㄷ러났다.
특히 이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대포통장 모집 과정에는 서울 강남과 강북 일대 폭력조직과 전북의 폭력조직 등 3개 조직이 개입돼 있었다. 이들 조폭은 이런 불법 대포통장을 유통해 거액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경찰에 검거돼 구속된 피의자 가운데는 유명 가수도 포함돼 있었다. 지난 6월 검거된 가수 정모(31·구속)씨는 과거에 한 차례 도박으로 적발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자신 대신 지인 권씨에게 혐의를 뒤짚어 씌우기 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씨는 지난 2014년 10월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3360만원 상당의 인터넷 불법도박을 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당시 가수 신분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권씨가 도박을 한 것처럼 서류와 진술을 꾸몄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씨에게 ‘범인도피교사 혐의가 추가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번 수사를 계기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이 조폭 운영자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보고, 폭력조직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데 가장 중요한 대포통장을 공급하는데 폭력조직이 대거 개입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폭력조직들이 도박 사이트에 얼마나 개입이 돼 있는지 파악 해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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